BBQ의 양념 치킨. 사진=fnDB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K팝이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지만 묵묵히 이어오고 있는 또 다른 효자가 있다. 바로 한국식 치킨으로 수년전부터 국내 프랜차이즈들이 해외에 진출해 색다른 맛으로 현지 음식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외신들은 한국식 닭튀김을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 약자로 KFC라고까지 부르고 있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4년전 한국의 프라이드 치킨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돌풍의 주역인 본촌은 현재 세계 9개국에서 300개 매장, 이중 미국에만 90여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뉴저지주에 첫 미국 매장을 열었으며 요식업계 정보업체 테크노믹에서 선정하는 미국 500대 음식 프랜차이스에도 올랐다. 올해초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본촌이 KFC를 빠르게 따라붙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비큐(BBQ)는 57개국에서 5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다.
음식천국으로 알려진 홍콩에는 굽네와 네네, 도담, 엉클파닭, 이가, 치비 등이 진출해 영업하고 있으며 치킨 요리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 음식점이나 포차집까지 합치면 상당한 업소들이 한국의 새로운 국가대표 음식을 현지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국내에서 치킨 체인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해외에서 더 평판이 좋은 브랜드도 있다. 지난 80~90년대에 광고로 낯익었던 페리카나는 미국을 비롯해 11개국에 진출해있다. 미국의 온라인 식음료 전문매체 이터닷컴(eater.com)은 뉴욕의 페리카나 매장을 소개하면서 고추장을 바탕으로 한 매콤달콤한 양념을 얹은 치킨은 뉴요커들이 한국 밖에서 먹을 수 있는 가장 맛있는 한국식 치킨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구글 지도를 검색해보니 뉴욕 지역에만 7개 매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식 치킨이 인기가 있다보니 현지 프랜차이스 업체들도 메뉴에 포함시키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도넛 체인 페더럴도넛츠는 주요 제품인 도넛, 커피와 함께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의 많은 한국식 치킨 매장들은 비빔밥과 불고기, 떡볶이, 잡채 같은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도 같이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음식한류의 훌륭한 전도사 역할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의 특징은 튀김옷이 두꺼운 미국식에 비해 얇으면서도 바삭하고 고기는 촉촉하다고 소개했다.
미국식 치킨은 튀겨도 고기가 완전히 익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한국식은 낮은 온도에 10분 간격으로 기름에 두번 튀기면서 지방까지 빠져나가 담백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최고의 프라이드 치킨 레시피를 정리한 요리책을 출판한 음식평론가 리 슈레이거는 “KFC를 더 이상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이 아닌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이라고 부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 정도면 치킨 한류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간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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