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단기 치료 수면제 일종…범행 하루 전 구입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내 모 펜션에서 발생한 전 남편 살해사건 피해자의 혈흔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약물 살해 가능성이 제기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0일 고유정(36·충북 청주)의 차량에 있던 이불에서 채취한 혈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정한 결과 수면제 일종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졸피뎀은 불면증의 단기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뇌에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강화시켜 진정·수면 효과가 있다.
또 약물 의존성과 오남용 위험이 있기 때문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고씨는 제주로 오기 하루 전인 지난달 17일 충북 청원의 모 병원에서 처방을 받았으며, 인근 모 약국에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해당 병원과 약국을 압수수색해 구매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고씨는 감기 등 증세로 약 처방을 받았으나, 이후 약 사용처나 잃어버린 경위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씨가 전 남편 강모(36)씨에게 해당 수면제를 먹인 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고씨와 강씨의 체격 차이가 커 고씨가 범행 전 약독물을 사용해 피해자를 무력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해 왔다.
고씨는 키 160cm·몸무게 50kg가량인 반면, 전 남편은 키 180cm·몸무게 80kg의 건장한 체격이어서 범행과정에서 전 남편을 어떻게 혼자 제압했는지 의문이 제기돼 왔다.
한편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모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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