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희호 여사가 14일 영원한 동반자·정치적 동지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곁에서 영면에 들었다. 이 여사가 지난 10일 향년 97세 노환으로 별세한 이후 나흘만이다.
이날 '여성지도자 영부인 故이희호 여사' 명의로 열린 사회장은 오전 6시30분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발인으로 시작됐다. 이어 오전 7시 고인이 생전 몸 담았던 신촌 창천교회에서의 장례 예배, 동교동 사저 방문, 국립 현충원 추모식과 안장식이 이어졌다.
동작구 서울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추도식은 각계 인사 등 2000명의 시민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눈물속에 지켜봤다. 김 전 대통령 차남과 3남인 김홍업 전 의원,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등 유족도 슬픔속에 자리를 지켰다. 추도식은 장례위 공동위원장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조사를 했고,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민주당·황교안 자유한국당·정동영 민주평화당·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추도사가 연이어 낭독됐다.
이 총리는 조사에서 "우리는 여사님이 꿈꾼 국민의 행복과 평화, 통일을 향해 쉬지 않고 전진하겠다"며 고인을 위로하고 새로운 각오를 밝혔다. 문 의장은 추도사 낭독에서 "여사님은 아내와 영부인 이전에, 시대를 앞서간 선구자였다"며 "시대의 흐름을 읽어냈던 지도사였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뜻을 이루기 위해 남은 우리의 몫이 이제 시작됐고, 그 꿈 완성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 쏟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이해찬 대표는 "1980년 김 전 대통령의 내란음모사건 재판·사형 선고 때 불굴의 의지로 위기를 헤쳐나가시는 여사님의 모습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황교안 대표도 "여사님의 발자취를 따라 대한민국 여성인권의 길이 열렸다"며 "여사님의 영전에 깊이 머리 숙여 애도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앞서 장례위는 김대중평화센터 주관으로 종교인평화회의, 7대 종단, 여성계, 민주평화통일 운동 사회단체, 학계, 정계 등 330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 여사는 추도식 뒤 영구 행렬과 함께 장지로 이동해 김 전 대통령 옆에서 영면에 들었다. 묘역은 기존 김 전 대통령 묘역을 개묘한 뒤 합장한 형태로 전해졌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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