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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리는 美대선 레이스…북미협상 중대 변수 되나

닻 올리는 美대선 레이스…북미협상 중대 변수 되나
© News1 DB


트럼프 대통령, 오늘 플로리다서 출정식 열고 재선 도전 선언 예정
'관리모드' 美vs'셈법바꿔라' 北…교착 내년까지 이어지면 예측불허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베트남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 46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대선 레이스가 18일(현지 시간)부터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출정식을 열고 재선 도전을 선언한다. 미국 민주당은 오는 26~27일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대선 주자 간 첫 TV 토론을 갖는다.

양당은 내년 초 예비선거를 시작해 대선 후보를 추대하는 전당대회를 여름에 개최한다. 이후 대선 후보 간 경쟁을 벌이며, 538명의 선거인단이 투표를 하는 대통령 선거일은 2020년 11월3일이다.

16개월여간의 레이스에서 어느 쪽이 최종적으로 웃느냐에 따라서 북미 협상은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현재 진행중인 비핵화 협상이 더 이상 진전이 없는 가운데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면 협상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북미 협상이 대선 국면 자체로 인해 영향을 받는 측면도 있다. 레이스가 본격화되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미 대선에서 핵심적 영역이 아닌 북핵 문제에 대해 이전보다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결렬 이후에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북한이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상황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인데, 이 같은 행태가 더욱 굳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하지 않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지 않는 걸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급하게 달려들어서 문제가 악화되는 것보단 이 상태가 낫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재를 유지한 가운데 '빅딜' 수용을 요구해 북한이 받아들이면 외교 분야에서 최대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이고, 북한이 거부하더라도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게 이익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서두르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는 이 같은 뜻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언제까지나 모라토리엄(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을 유지하진 않을 것이란 점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가 재개되지 않고 올해를 넘기면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만약 북한이 도발로 방향을 잡게 되면 이걸 계기로 북미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지만 도발 수위와 대선 국면 속 미 국내 여론 동향에 따라 2017년과 같은 위기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방송된 ABC와의 인터뷰에서 "그(김 위원장)는 많은 사람을 잘 대우하지 않지만 나에 대해서는 잘 대접해왔다"며 "어느 시점에는 그런 것이 달라질지 모른다. 그러면 나 역시 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은 선거 때문에 압박을 하면 미국이 들을 것으로 봐왔는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북한 문제가 선거 이슈화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북한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며 “북한이 선거 이슈화를 위해 만약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북한이 원하는 선거 이슈화가 아니라 북한에 해를 끼치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쪽 모두 쉽게 판을 깰 순 없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한 상황 도달 전에 협상의 판이 다시 열릴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김준형 교수는 "북미가 '스몰딜'과 '빅딜' 사이에서 물밑이든 물위든 입장을 좁혀야 협상 재개가 가능할 텐데, 10월 이후 한번쯤은 기회가 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