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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20일 방북] 한미 비핵화 공조 속도낸다

비건 만나는 이도훈 본부장
"북미간 대화 어느때보다 필요..양국 대화 재개에 모든 노력"

[시진핑 20일 방북] 한미 비핵화 공조 속도낸다
로이터 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일 취임 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중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가운데 이와 연동, 한·미 비핵화 공조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한·미 당국으로선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북·중 접촉 자체가 갖는 다양한 정치적 함의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18일 외교당국 등에 따르면 일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중 통상갈등의 링에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시 주석으로선 북·중 회담을 대미협상력 제고의 정치적 지렛대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우회로'의 하나로 최대한 활용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북한이 남·북·미 간 직접적 대화보다는 북·중·러 공조 강화를 통해 남북 및 북·미 간 비핵화 논의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한·미 간 비핵화 논의 공조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한국의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회동 등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본부장은 비건 대표 등을 만나 20일부터 열리는 북·중 정상회담을 전망하는 한편 향후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미칠 영향력 등을 정밀분석한 뒤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한·미 공조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북·미 접촉이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가지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미) 대화의 동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미 간 비핵화를 위한 대화 재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공통의 인식이 있다"며 "모든 외교를 결집해 대화재개를 위해서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는 29일쯤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과 논의할 의제 등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1일까지 워싱턴DC에 머물며 19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이 동아시아재단과 워싱턴DC에서 개최하는 전략대화 행사에서 남북 및 북·미 대화 재개 등을 망라한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된 기조연설을 할 계획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 "김 위원장은 대내적 위상 정립에 도움을 받고, 시진핑 주석은 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것을 대비해 카드를 하나 쌓아놓는 정도의 의미가 있다"며 "이번 북·중 정상회담 자체가 북·미 정상회담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미국이 여전히 강경한 상황에서 북한은 협상에 나서기 전에 나름대로 입지를 키워야 하며 그런 차원에서 중국, 러시아, 유엔 등을 통해 외교적 다변화를 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