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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北어선 자유 입항에 어민들 불만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北어선 자유 입항에 어민들 불만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 부두에 정박했다고 KBS가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당시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어선과 어민. (독자 제공) 2019.6.19/뉴스1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北어선 자유 입항에 어민들 불만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해상판 '노크 귀순'…한목소리로 정부의 해안 감시체제 비판

(삼척=뉴스1) 서근영 기자 = “불안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 군부대와 해경은 뭘 하는지 모르겠네요.”

19일 강원 삼척항에서 만난 한 어민은 나흘 전 북한 어선이 아무런 제재 없이 이곳에 정박했다는 사실에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 15일 북한 어선이 조업 중이던 어선에 의해 발견됐다는 최초 정부 당국의 발표와는 다르게 자유롭게 항해 후 삼척항에 도착한 후 지역 주민과 대화까지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부두에 있던 시민이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까지 전해지자 인근 어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삼척항 인근 어민들은 이날도 여느 때와 같이 조업을 나가거나 위판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이따금씩 북한 어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민들은 취재진에게 ‘나는 못 봤다’, ‘그렇다고만 들었다’라고 답하면서도 “그 사람들(북한 어민)이 일반인이 아닌 군인들이었다면 우린 다 죽었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어민은 “정부에서 너무 북미관계만 강조하지 말고 안보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며 “아무리 남북관계가 개선 중이라지만 군 당국의 대처는 문제가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숨기지만 말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척항 인근 상점 주인(60)은 “지난 11일에도 북한어선이 내려와 돌려보냈다고 들었는데 이번엔 아무 제재 없이 들어왔다고 하니 해안경계를 맡은 군인과 해경, 해군 등 관련기관이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군 등 관계당국의 발표를 정리하면 지난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한 북한 어선은 동해상으로 130㎞를 이동해 삼척항 내항까지 진입했다.

당시 이들을 발견하고 신고한 주민은 차림새가 특이한 북한 선원 4명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고 북한 주민들은 "북한에서 왔다"고 답변했다.


이중 1명은 "서울에 사는 이모와 통화하고 싶다"며 휴대전화를 빌려달라 요청했다.

북한 주민이 아무런 제지 없이 해상을 통해 남측 육지에 도착해 주민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하는 등 이번 사건이 해상판 '노크 귀순'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 때문에 군경을 포함한 해안 감시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