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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중회담 앞두고 대화·제재 이중 메시지…北中 밀착 견제

美, 북중회담 앞두고 대화·제재 이중 메시지…北中 밀착 견제
© News1 DB


美 재무부, 北제재회피 도운 러시아 금융회사 제재
한미 북핵대표 "유연한 접근"강조…대북 유화메시지 발신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미국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 날인 19일(현지시간) 대북 제재 완화 문제에서 유연성을 시사하면서도 북한과 관련된 러시아 금융회사에 제재를 부과하는 이중적 행보를 보였다.

교착 상태에서 지속돼왔던 일종의 '화전양면' 전략으로 보이는데 북한에 대화 재개를 촉구하면서도 북중 밀착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러시아 금융회사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를 제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무부에 따르면,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는 미국이 북한의 조선무역은행(FTB)과 연계된 회사로 보고 독자 제재를 부과하고 있는 중국 기업의 북한인 대표에게 은행 계좌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의 미국 내 자산은 모두 동결 조치됐다.

북한과 관련한 재무부의 제재 부과는 지난 3월 21일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한 추가 대북제재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재무부 발표 몇시간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발표, 한 때 혼선을 빚기도 했다.

당시는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강대강 대치를 지속하던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에서 돌연 철수해 양측간 긴장이 최고조에 올랐던 시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수차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표명하면서 "추가 제재는 필요없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그러다 시 주석의 방북에 맞춰 다시 대북제재의 칼을 빼든 것인데, 결국 이는 북한보다는 중국을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미중 정상간 담판을 앞두고 방북에 나선 시 주석에게 보내는 경고메시지란 것이다.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부각하고 미중 무역협상에서 대미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속내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북미 교착 상황 때마다 '중국 역할론'을 제기하며 날을 세워왔다.

재무부 발표와 거의 동시에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위한 문은 활짝 열려있다고 강조하면서 대북제재 문제에서 유연성을 시사하는 유화메시지를 발신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미 민간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 동아시아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 기조연설에서 "(북미) 양측은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고, 이것만이 외교를 통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우리 북핵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같은 자리에서 "대화.제재 병행 투트랙 접근은 계속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북핵 협상에 있어 제재에 치중한 지난 '잃어버린 10년'동안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로부터 오히려 멀어지게 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기만 한다면" 북한이 원하는 경제적 보상이 본격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