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차병원 안과 노승수 교수(오른쪽)가 환자의 눈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분당차병원 제공
녹내장은 안압 상승 등의 원인으로 시신경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시야가 점차적으로 상실되는 질환입니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대다수가 방치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신경 이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으며 증세가 심해지면 결국 실명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녹내장의 주요원인은 '안압상승'입니다. 우리 눈에 방수라는 투명한 액체는 홍채 가장자리의 섬유주를 통해 배출됩니다. 이 배출통로에 문제가 생겨 방수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면 안압이 상승하게 됩니다.
안압이 상승하면 시신경섬유를 손상시키고 이는 시력 손상으로 이어집니다. 안압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지만, 정상인의 경우에는 적절한 범위 안에서 유지됩니다. 보통 40세 이상 한국인의 평균 안압은 약 14 ㎜Hg이며, 정상 범위는 보통 10~20 ㎜Hg으로 측정됩니다.
문제는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녹내장은 안압을 조절해 진행을 막고 약물을 통해 치료하게 됩니다. 하지만 약물치료에도 안압조절이 어렵거나 시야 변화가 진행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안약으로 안압이 조절되지 않는 녹내장 환자를 대상으로 '결막하 녹내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분당차병원 안과 노승수 교수는 20일 "기존 녹내장 수술인 섬유주절제술이나 녹내장방수유출장치 삽입술은 눈 주위 결막(흰자위)의 절개범위가 넓어서 수술시간이 길고 섬유화반응에 취약했다"며 "결막하 녹내장 스텐트는 절개범위를 최소화해 수술시간이 5~10분 정도로 매우 짧고 수술 시 통증도 거의 없는데다 상대적으로 회복기간이 빠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막하 녹내장 스텐트 삽입술은 1.8㎜ 정도의 절개창을 통해 길이 6㎜ 작은 튜브를 안구 내에 삽입해 방수 가 결막 아래 공간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주는 미세절개수술법입니다.
노 교수가 국내 최초로 14케이스를 시행했는데 수술 전 평균 29.14 ㎜Hg였던 안압이 수술 한달 후 12.93㎜Hg로 약 50% 낮아져 안정적인 안압을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또 염증이나 출혈 같은 심각한 합병증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시술은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6~7년 전부터 보급된 기술로 국내에서도 2018년 신의료기술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노 교수는 "녹내장 스텐트 삽입술은 속눈썹처럼 얇고 미세한 크기의 스텐트를 안구 내에 삽입하는 정교한 시술"이라며 "개인의 시신경 손상 정도와 녹내장의 진행 특성을 잘 이해하고 녹내장에 대한 노하우를 충분히 축적하고 있는 녹내장 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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