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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역사박물관, ‘부평미군기지와 부평 사람들 이야기’展 개최

인천 부평역사박물관, ‘부평미군기지와 부평 사람들 이야기’展 개최


인천 부평역사박물관은 오는 24일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약 9개월간 기획전시실에서 ‘헬로우 애스컴시티, 굿바이 캠프마켓-부평미군기지와 부평 사람들 이야기’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부평미군기지의 역사와 부평미군기지와 함께 했던 부평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45년 9월, 미군 제24지원사령부가 일제강점기 군수공장인 인천육군조병창 부지에 자리 잡으며 미군의 부평 주둔이 시작됐다. 그 자리에서 부평미군기지는 약 70여년간 부평의 역사와 함께 했다.

이 지역에는 캠프마켓과 캠프하이예스, 캠프그란트, 캠프타일러, 캠프아담스, 캠프해리슨, 캠프테일러 등 7개 구역이 형성됐고 7개 구역을 통틀어 애스컴시티라고 명명됐다.

1973년에는 캠프마켓을 제외한 6개의 캠프가 철수 및 이전했으며, 마지막 남은 캠프마켓에는 55헌병대와 군수품재활용사무소(DRMO), 제빵공장 등 일부 시설만 남았다.

이중 군수품재활용사무소가 2011년도에 경북 김천으로 이전했고, 현재 캠프마켓에는 제빵공장만 남아있다.

부평미군기지 애스컴시티가 형성되자 그 주변으로 일자리와 물자를 찾는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몰렸고, 기지촌이 형성됐다. 한국전쟁 직후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도 부평은 애스컴시티의 풍부한 물자로 지역경제와 주민생계를 지탱할 수 있었다.

부평 사람들과 미군의 만남은 폭력 등의 범죄나 암시장의 형성, 혼혈아 등 새로운 사회문제를 낳기도 했다.

반면 미국 대중음악과 한국 뮤지션의 만남은 한국 대중문화의 큰 변혁을 가져 왔으며, 기지촌을 배경으로 당시 모습을 그린 기지촌 문학의 탄생은 새로운 문화 태동의 밑거름이 됐다.

1973년 거대했던 애스컴시티가 캠프마켓으로 축소되자 부평미군기지로 인해 모였던 사람들은 미군부대와 함께 떠나고, 캠프마켓 주변으로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섰다.

캠프마켓을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날로 커졌고, 시민들의 노력의 결과 2002년 부평미군기지 반환이 확정됐다. 부평에 미군기지가 들어선 것은 자의가 아니었지만, 그 땅을 되찾게 된 것은 시민들의 힘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애스컴시티에서 캠프마켓으로 이어지는 부평미군기지의 역사와 부평미군기지와 함께 했던 부평 사람들의 치열했던 삶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특히 부평 포로수용소 탈출자와 애스컴시티에서 근무했던 미군과 한국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당시 상황을 좀 더 상세하게 알려준다.


또 그 동안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애스컴시티에서 미군이 사용했던 군대 물품들이 대거 공개되고, 당시 부평 기지촌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들도 함께 전시된다.

전시는 무료이고, 휴관일(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김혜미 학예연구사는 “시민의 힘으로 되찾은 부평미군기지가 우리의 품으로 온전히 돌아올 날을 기대하며 부평미군기지와 함께 한 부평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전시에 담고 싶었다”며 “이번 전시가 부평미군기지 주변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역사와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