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자라섬재즈 포스터. 사진제공=자라섬재즈페스티벌 사무국
[가평=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평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하 자라섬재즈)이 테렌스 블랜차드와 매튜 휘테커 퀄텟, 더 대니쉬 라디오 빅밴드 & 마릴린 마주르 등을 포함한 1차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들 뮤지션은 재즈계 지평을 넓힌 보석 같은 아티스트로 정평이 높다. 1차 라인업 아티스트는 총 13개 팀으로 이 중 4개 팀이 국내, 9개 팀이 해외 초청이다. 올해는 한국과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덴마크가 포커스 프로그램으로 집중 조명을 받는다.
◇ 미국-유럽 재즈 색깔 분출
1차 라인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뮤지션은 재즈의 본원지인 미국 아티스트다. 트럼페터 테렌스 블랜차드는 묵묵히 자신만의 음악을 통해 시대를 비추고 치유를 노래하는 재즈씬의 혁명가다. 그는 연주자와 작곡가, 영화음악 프로듀서로 활약하며 무려 5개의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올해 자라섬재즈에서 실험적이면서도 이국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들려줄 예정이다.
‘제2의 스티비 원더’ 매튜 휘테커는 현재 세계 재즈씬에서 가장 주목받는 18세 천재 피아니스트다. 그는 맹인으로 태어났으나 3살 때부터 키보드를 켰고 9살 때 독학으로 하몬드 오르간을 연주하며 천부적인 재능을 드러냈다. 재즈 오르간의 거장 닥터 로니 스미스, 세계적인 베이시스트 크리스찬 맥브라이드 등과 함께 무대에 올랐고, 그의 공연을 본 스티비 원더 또한 매튜의 천재성을 인정했다.
매튜 휘테커가 어린 천재 피아니스트라면 존 클리어리는 펑크와 R&B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관록의 재즈 키보드리스트다. 그는 재즈의 본고장인 뉴올리언스를 중심으로 그 지역의 음악과 문화를 연구하며 키보드뿐만 아니라 보컬리스트, 작곡가로 두각을 나타냈다. 비비 킹, 보니 레이트, 에릭 버든 등 거장과 함께 무대에 섰고, 2016년 수준 높은 작곡 실력으로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리저널 루츠 뮤직 앨범상’에 선정됐다.
포 휠 드라이브-란드그렌, 울니, 다니엘손, 하프너는 독일의 재즈 명가 ACT레이블에서 간판스타로 활약 중인 슈퍼밴드다. 소울 발라드와 펑크 뮤직의 대명사 닐스 란드그렌, 세련된 감성과 정교한 리듬감으로 풍성한 그루브를 연주하는 드러머 볼프강 하프너, 서정적이면서 로맨틱한 작곡으로 첼로와 베이스를 모두 아우르는 베이시스트 라스 다니엘손, 섬세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연주를 선보이는 피아니스트 미카엘 울니까지, 재즈팬이 열광할 유럽의 재즈 스타를 한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견고한 클래식 위에 스페인의 정취를 녹인 거침없는 연주로 재즈계 비상을 앞둔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모린 초이 퀄텟이 1차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테렌스 블랜차드. 사진제공=자라섬재즈페스티벌 사무국
◇ 유럽재즈 역사, ‘덴마크 포커스’
자라섬재즈는 매년 한 국가를 선정해 그 나라의 대표적인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국가 포커스'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올해는 정통 재즈를 바탕에 두면서도 실험성을 잃지 않는 ‘휘게’의 나라, 덴마크를 조명한다. 덴마크는 유럽 재즈의 역사를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국가 중 하나다. 마일즈 데이비스, 소니 롤린스, 스탄 게츠, 듀크 조단 등 전설적인 거장이 덴마크 코펜하겐의 몽마르트 재즈클럽을 중심으로 유럽 재즈의 전성기를 견인해서다.
올해 자라섬재즈에 나올 덴마크 아티스트들은 대니쉬(Danish) 재즈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줄 전망이다. 55년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 빅밴드 더 대니쉬 라디오 빅밴드, 피아노와 키보드로 정교하게 쌓아올린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로 당찬 드럼과 몽환적인 색소폰 음색이 조화를 이루는 모튼 샨츠 갓스피드, 경기 민요와 정가를 두루 섭렵한 김보라와 ‘아프로-재즈’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실험적인 사운드로 주목받는 밴드 칼라하의 만남 칼라하 feat. 김보라, 스칸디나비아의 클래식한 정취와 동양적인 감성이 깃든 재즈 트리오 마키코 히라바야시 트리오까지, 말 그대로 ‘역대급’ 라인업을 자랑하며 덴마크 포커스를 완성한다.
더 대니쉬 라디오 빅밴드. 사진제공=자라섬재즈페스티벌 사무국
◇ DRBB 자라섬재즈 빅밴드 장식
역대 자라섬재즈는 2012년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 2013년 프레저베이션 홀 재즈밴드 등 세계적인 빅밴드를 초청해 왔다. 올해 자라섬재즈를 찾는 더 대니쉬 라디오 빅밴드(이하 DRBB) 역시 55년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 빅밴드다. 태드 존스, 밥브루크 메이어, 짐 맥닐리 등이 역대 DRBB를 이끌며 명문 빅밴드로 거듭났다. 현재까지 80여개 앨범을 녹음했고, 재즈 레이블의 명가 블루노트를 비롯해 콩코드, 워너뮤직과 같은 대형 음반사에서 앨범을 발매했다. 특히 올해 자라섬재즈에선 재즈 퍼커셔니스트의 살아있는 역사인 마릴린 마주르가 협연자로 함께해 흔히 볼 수 없는 전설적인 무대를 예고했다.
2013년부터 이어져온 ‘빅밴드 시리즈’에서 동아방송예술대 재즈 오케스트라는 올해 냇킹콜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냇킹콜의 곡을 빅밴드 버전으로 탄생시킨 특별한 공연을 준비 중이다. 편곡과 지휘는 재즈 오케스트라 담당이자 오재철라지앙상블의 리더 겸 트럼페터 오재철이 함께한다.
◇ 국내 허소영-서수진-남유선 등재
국내 재즈 뮤지션으로는 허소영과 서수진(서수진 밴드의 리더), 남유선(남유선 퀸텟의 리더)이 이름을 올렸다. 스탠더드 재즈의 아름다움과 스윙 재즈의 진수를 보여주는 보컬리스트 허소영은 2015년 이후 정규 3집 <BBB> 앨범 발매와 함께 4년 만에 자라섬을 찾는다. 드러머 겸 작곡가로 활약 중인 서수진은 올해 자라섬재즈에서 서수진 밴드 타이틀로 무대에 선다. 재즈 색소포니스트 남유선은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매혹적인 멜로디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나가는 차세대 재즈 뮤지션이다. 최근 발매된 2집을 통해 극강의 유연함 속에서 응집력 있는 탄탄한 사운드로 큰 호평을 얻었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2004년 1회부터 2018년 15회 축제까지 세계 55개국에서 총 1105개 팀의 재즈 뮤지션이 참여했다.
1회 축제를 3만여명의 관객으로 시작해 누적관객 200만명이 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축제로 성장했다. 올해 자라섬재즈는 오는 10월4일부터 6일까지 경기도 가평 자라섬에서 열린다. 5월22일에 열린 블라인드 티켓은 단시간에 매진을 기록했으며, 6월26일 얼리버드 티켓이 오픈된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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