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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시신 입 닫은 고유정…유족 가슴에 ‘대못질’

한 달째 오리무중…경찰, 피의자 이동경로 역추적  시신 찾기 주력
유족 “머리카락 만이라도…장례도 못 치른 채 매일매일 고통” 호소

전 남편 시신 입 닫은 고유정…유족 가슴에 ‘대못질’
경기도 김포시 모 아파트 쓰레기 분류함 배관에서 고유정의 전 남편 유해 일부로 추정되는 뼈 조각을 경찰이 수습하고 있다. [사진=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피해자(36) 유족들이 하루빨리 시신을 수습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경찰에 호소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장례를 치러 고인을 편히 모시고 싶다는 게 유족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경찰은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모 펜션에서 범행 후 같은 달 28일 제주를 빠져나와 완도를 거쳐 김포로 이동하는 과정과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가족 소유 주거지에서 시신을 유기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한 달 가까이 시신 수색에 나섰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살인과 사체 손괴·유기·은닉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은 사전 치밀한 계획 하에 전 남편을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후 시신을 옮겨가며, 두 차례 이상 훼손하고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전 남편 시신 입 닫은 고유정…유족 가슴에 ‘대못질’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뉴스1 자료사진]

실제로 고유정은 배를 타기 2시간여 전에 제주시의 모 마트에서 종량제봉투 30장과 여행가방 외에도 비닐장갑과 화장품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시신 행방은 오라무중이다. 제주지검이 고유정의 범행 동기와 방법, 시신 유기장소에 대한 조사를 보강하기 위해 구속기간을 다음달 1일까지 연장했으나, 고유정은 여전히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또 지난 12일 오후 전남 완도군 고금도 장보고대교 인근 해상 가두리양식장에서 어민 A씨가 시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담겨있는 검은 비닐봉지를 목격했다고 신고함에 따라 경비정과 잠수부를 동원해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태다.

지난 15일에는 경기도 김포시 모 소각장에서 피해자로 추정되는 유해 일부가 발견됐다. 문제는 추정 물체 대부분이 분쇄돼 크기가 작다는 점이다. 발견된 40여점의 뼈 조각은 1~2cm 크기로 잘게 조각난 상태였으며, 소각과정에서 고열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난 19일에도 김포시 모 아파트 배관에서 A4 용지 상자 반 박스 분량의 뼈 조각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 감정을 의뢰했다. 이곳은 고유정이 지난달 29일 오전 4시부터 31일 새벽사이 이틀에 걸쳐 집에 있던 예리한 도구를 이용해 피해자 시신을 훼손한 곳이다. 감정 결과는 2주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경찰은 그동안 고유정이 시신을 범행 장소에 이어 경기도 김포 집에서 2차 훼손한 후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린 것으로 보고, 피의자 이동 경로를 역추적해왔다.

앞서 경찰이 지난 5일 인천시 서구 모 재활용업체에서 발견돼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됐던 뼈 조각은 동물 뼈라는 국과수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포상금을 내걸고 시신을 찾는 전단지까지 배포한 경찰은 범죄증거 확보와 유족의 피해회복을 위해 아주 작은 가능성에도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족들은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시신 일부라도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바라고 있다. 유족들은 그동안 입장문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머리카락조차 찾지 못해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시신을 수습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