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고양시장 25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사진제공=고양시
[고양=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이제준 고양시장은 25일 “십여 년 간 차곡차곡 담아온 고민과 담론을 1년 동안 시정에 밀도 있게 풀어나가는 작업은 쉽지 않았고, 낡은 질서 속 익숙함을 벗어던지는 일은 진통과 마찰이 뒤따랐다”며 “지난 1년의 시정 키워드는 ‘잃어버린 권리의 회복’이라 규정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재준 시장은 이날 시청 대강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잘못된 제도와 관행의 병폐를 바로잡고자 했던 1년이 흘러갔고, 이제 고양시 민선7기 3년의 비전은 ‘도시의 고른 성장’을 위한 경제중심도시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선7기 고양시는 잃어버린 권리 회복으로 접경지역 등 3중 규제에 따른 피해를 계량화해 정부에 피해보상 요구를 추진하고, 군사시설보호구역의 규제를 완화해 주민의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를 가능케 했다.
또한 편법 인허가를 차단하는 개발인허가 조례 등 생활밀착형 조례 8건을 제정·개정해 법의 공백상태에 있던 시민 권리를 찾아 지키고자 했다. 각 동 주민으로부터 약 470건의 숙원사항을 접수해 이 중 70%를 정책에 반영했다.
지난 1년 간 추진한 역점사업으로는 청년일자리 창출과 도심 속 푸른 숲 가꾸기, 생활 밀착형 문화·복지정책 시행, 24시간 생활안전망 구축, 행정혁신과 예산절감 등을 거론했다.
◇ 청년창업 200억원 규모 무보증 지원
고양시는 지난 1년 간 청년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뒀다. 사실 청년실업에는 사회 양극화, 대기업 중심 성장 등 한국사회의 병폐가 집약돼 있다. 기성세대가 청년의 아픔을 책임지고 보듬어줘야 하는데, 사회는 청년 개개인에게 노력과 열정만을 강요해온 측면이 강하다.
고양시는 그래서 일자리 전체를 키우고, 청년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창업’ 지원을 강화했다. 총 200억원 규모의 창업자금을 무보증으로 청년에게 지원했고, 고양 경기문화창조허브와 청년창업지원센터, 28청춘창업소, 청취다방과 같은 청년의 창업·소통공간을 마련했거나 조성 중에 있다. 향후 이곳에서 탄생한 청년기업이 고양시 향토기업으로 정착할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다.
◇ 태양광 예산 300%↑…녹색건축물 조례 제정
고양시는 환경 분야에서 녹지공간과 친환경에너지 확대에 집중했다. 건강권과 환경권, 문화향유권의 총화인 도심숲·가로숲·쌈지공원을 현재까지 8곳에 조성했으며, 올해 안에 14개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대응예산을 전년 대비 12% 증액했고, 태양광에너지 예산도 300% 가까이 확대해 공유지와 공공시설, 주택 등에 소규모로 분산 보급했다. 특히 ‘녹색건축물 조례’를 제정하고 LH·도시관리공사와 협약을 맺어 앞으로 조성되는 공공건축물과 공공택지지구에 ‘친환경 설비’를 갖추도록 조치했다.
◇ 기존 유휴공간 활용 문화·체육시설 확대
교육과 문화 분야는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정책에 중점을 뒀다. 올해부터 산후조리비를 50만원씩 지급했고, 한 자녀 가정이 일반화된 현실에 발맞춰 출산장려금 조례를 개정해 내년에는 첫째아부터 70만원씩 출산지원금을 지급한다. 이는 출산과 양육이 이제 개인의 영역을 넘어 사회가 함께하는 책임진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시민이 밥을 먹듯이 문화를 일상에서 향유할 수 있도록,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기존 유휴공간을 활용해 문화·체육시설을 확대했다. 낡은 창고를 주민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벽제 마을공작소, 스마트도서관, 21개 학교 체육시설 개방 협약 등이 그 사례다.
◇ 시민안전보험 가입…24시간 생활안전망 구축
안전 분야는 촘촘한 재난안전망 구축과 더불어 재난사고 회복력에도 중점을 뒀다. 지진, 화재, 묻지마 범죄 등 예측불허의 위험을 모두 막기는 어려워도 신속하게 대응하고 빠르게 수습할 수 있는 회복능력은 중요해서다.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자전거보험, 시민안전보험(6월 중)에 가입해 피해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 기대수명을 넘어 ‘건강수명’을 높일 수 있도록 건강관리사업도 펼쳤다. 특히 한 사람의 인권과 밀접한 치매가 국가 책임의 영역이 된 가운데 고양시도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동네 의원에서 간편하게 치매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도비 차등보조율 20%↑, 특별교부세 1.5배↑
정책을 펼치려면 예산 확보가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고양시는 국도비 TF를 구성해 불합리하게 적용되던 도비 차등보조율을 10%에서 30%로 높였고, 특별교부세도 전년보다 1.5배 더 확보했다. 행사성 예산은 30% 가까이 삭감해 더 필요한 곳에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도록 했다.
6개 공공기관 운영도 효율화했다. 6개 공공기관의 통일된 표준정관안 마련, 총정원 관리의 경우는 지자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사례다. 통합채용시험도 실시했으며, 이외에 경영 합리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유기한 민원 중 85%의 민원 처리기간을 최대 4일까지 대폭 단축해 시민 불편을 덜었다.
◇ 일산-덕양 아우르는 경제중심도시 도약
고양시는 덕양과 일산 전체를 아우르는 ‘경제중심도시’로 도약한다. 먼저 일산에는 GTX-A노선이 개통되는 2023년까지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킨텍스 제3전시장, CJ라이브시티를 완공해, 일산신도시 면적의 20%가 넘는 100만평 지역을 ‘IT·미디어·마이스산업 특구’로 조성할 계획이다.
그동안 큰 진척이 없던 일산테크노밸리는 올해 현금·현물출자와 특별회계로 재원을 마련했으며, 내년에 착공할 예정이다. 방송영상밸리는 5월 도시계획심의를 통과해 비로소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렸으며 25일 경기도·고양시·경기도시공사가 성공적 조성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어 사업 진행에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 올해 토지보상을 진행해 2021년 착공하고 그 이듬해 곧바로 준공할 계획이다.
방송영상밸리와 연접한 CJ라이브시티 역시 올해 경기도와 고양시, CJ 간 상생협약을 체결해 긴밀한 협력 아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CJ라이브시티에는 테마파크와 호텔 등이 건립되며, 2만석 규모의 K-POP 전용 아레나를 2024년까지 완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킨텍스 제3전시장은 7~8월 중 기획재정부 예타 결과 발표만을 앞두고 있으며, 건립이 확정되면 곧바로 착수할 계획이다. 사업비 약 4300억원 중 33%를 국가로부터 지원받게 되며, 건립 시 세계 20위권의 전시장으로 도약한다. LH가 추진하는 청년스마트타운은 행복주택 1000호를 줄이는 대신, 방송영상밸리 인접지에 1500평 규모의 창업지원센터를 건립한다.
◇ 6개 철도노선 통과 대곡역세권 개발
이재준 시장은 “교통의 요지인 대곡역세권 개발을 통해 덕양과 일산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계하고 도시 인프라의 혜택이 고르게 돌아가도록 하겠다”며 “대곡역은 GTX, 고양선, 경의선, 일산선 등 6개 철도노선이 통과하는 교통 중심지로, 국토부에서 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 대상지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GTX-A노선으로 강남까지 20분 생활권, 고양선을 통해 여의도까지 30분 생활권이 된다. 약 3만대의 출퇴근 차량 감소효과가 있어 자유로의 흐름이 보다 원활해진다. 고양선은 100% 광역교통부담금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국토부에서 예타 면제 대상임을 명확히 밝혔으며 서부선과 별도로 신속하게 추진된다. 고양시는 이 고양선을 일산으로 연장 추진해 일산의 만성 교통난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고양시에서 인천·김포까지 하루 이동인구는 18만명에 달한다.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과 대곡~소사선 일산연장으로 수도권 서남부와의 직통 철도가 뚫리면 일산 주민의 출·퇴근길이 좀 더 편안해지고, 고양시내 이동도 편리해질 전망이다.
◇ 리모델링-활력을 되찾는 일산
3중 규제의 집중 포화를 맞아 발전이 더뎠던 덕양, 상대적으로 풍부한 인프라를 갖췄지만 30여년이 되어가는 일산 모두 고양시의 중요한 과제였다. 작년 마지막 황금부지로 불리는 킨텍스 C4부지를 매각 중단한 것은, 일산의 노후화에 대비해 꼭 남겨놓아야 할 최소한의 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C4부지는 현재가치로는 2500억원 이상이며 향후 반환되는 원마운트 부지와 함께 일산을 위한 미래 기반시설부지로 활용 가능하다.
이재준 시장은 “30여년이 되어가는 공동주택 리모델링도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취임 전 공약으로 공동주택 리모델링을 발표했고, 취임 후 곧바로 공동주택 안전진단을 위한 도시주거환경 정비기금을 누적 158억원을 적립했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LH, 고양도시관리공사,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해 내년까지 고양시 실정에 맞는 리모델링 모델을 마련하고 공동주택 리모델링 조례 제정도 추진해 행정적·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재준 시장은 “고양시는 어느 한 지역을 떼어놓고 발전할 수 없기 때문에 발전의 이익도 고르게 분배되야 한다”며 “창릉신도시 개발에는 고양도시관리공사가 참여해 개발로 인한 이익을 원도심 재생사업 등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양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경제중심도시 비전, 그리고 균형발전을 수 년 내에 주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이제는 더 큰 도시가 아닌 더 행복한 도시를 향해 시민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역설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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