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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수뇌부, 北어선 브리핑前 대책회의…'은폐·축소' 관여했나

軍수뇌부, 北어선 브리핑前 대책회의…'은폐·축소' 관여했나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미국 독립기념일 리셉션에서 축사를 마친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19.6.2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국방부 "여러 차례 회의 열렸지만 언론대책 성격은 아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지난 15일 강원도 삼척항으로 들어온 북한 어선과 관련해 군 수뇌부들이 같은 날 지하벙커에서 대책회의를 가진 데 이어 몇 차례 상황평가회의를 더 연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이 축소·은폐 의혹을 촉발한 언론 브리핑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6일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경두 국방부장관,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은 북한 어선이 들어온 15일과 언론 브리핑이 있던 17일 이전 합참본부 지하벙커에서 상황평가회의를 몇 차례 더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군의 경계작전 실패에 대한 규명은 물론, 언론 브리핑에 대한 대응까지 폭넓게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이 북한 어선 관련 첫 브리핑을 내놓은 것은 17일인데 그 때 북한 어선이 발견된 위치를 '삼척항 인근'이라고 표현했고 '기관고장으로 표류해 군 레이더로 식별이 어려웠다'고 발표했다.

또 "전반적인 해상·해안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어선이 자체 동력으로 움직여 삼척항 부두에 접안까지 한 것이 드러나면서 '축소 발표'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인근'이라는 표현은 통상적인 군사용어라고 청와대와 군 당국은 거듭 강조했지만, 이는 장소를 특정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표현이라는 점에서 은폐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의 첫 브리핑 전 정 장관과 박 의장 등 군 수뇌부들이 상황평가회의를 연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들이 은폐·축소 의혹을 낳은 브리핑에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북한 어선이 발견된 당일 군 수뇌부가 합참 지하벙커에서 대책회의를 하면서 사안을 심각하게 판단했음에도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국방부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것처럼 언론 보도에 대응하기 위한 '언론대책회의' 성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목선이 넘어 온 다음 주요 직위자들이 참석한 회의가 여러 차례 열린 것은 맞지만 언론 브리핑에 대한 세세한 방침을 내린 것은 아니다"면서 "회의는 정책적 판단, 작전적인 문제 등을 두루 이야기하지 (언론 보도와 같은) 하나의 논쟁을 갖고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할 의도는 없었고 어선은 주민이 발견했기 때문에 은폐·축소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