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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한근 고교동창 소환…신분세탁 도와준 혐의

검찰, 범인도피 혐의 등으로 피의자 입건 정한근 신분세탁 관련 구체적 내용 확인

검찰, 정한근 고교동창 소환…신분세탁 도와준 혐의
【인천공항=뉴시스】최동준 기자 = 도피 생활 중 해외에서 붙잡힌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가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정씨는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 자금 322억원을 횡령하고 국외로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2019.06.22.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검찰이 정태수(96)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54)씨를 수사 중인 가운데 그의 해외 도피 과정에서 신분 세탁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지인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예세민)는 이날 오전부터 정씨의 고등학교 동창 유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유씨는 범인도피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유씨가 정씨의 해외 도피 과정에 어떤 도움을 주고 관여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또 유씨가 정씨 일가의 해외 은닉 자금 등과 관련한 내용을 알고 있는지 등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8월부터 정씨 주변인물을 중심으로 기록을 검토한 결과 정씨 가족들이 캐나다에 거주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정씨 가족의 캐나다 거주 관련 서류에 스폰서로 캐나다 시민권자인 유씨의 이름이 사용된 사실을 파악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유씨는 국내 거주 중으로 캐나다에 간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씨는 2010년 국내에서 개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에 따라 검찰은 정씨가 유씨의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정씨는 유씨 이름 등을 사용해 여러 영문이름으로 캐나다와 미국 등 각 영주권과 시민권을 차례로 얻는 등 신분을 세탁하고 2017년 7월 미국 시민권자 신분으로 에콰도르에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는 한보그룹 자회사 동아시아가스 회사자금 약 322억원을 스위스에 있는 타인 명의 계좌를 통해 횡령하고 재산을 국외에 은닉한 혐의 등으로 지난 1998년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잠적했다가 21년만인 지난 22일 국내로 송환됐다.

검찰은 공소시효를 감안해 지난 2008년 9월 정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먼저 재판에 넘겼다.
또 국세청에서 지난 2001년 재산국외도피 및 조세포탈 등 혐의로 추가 고발한 사건도 검찰에 기소중지 상태로 남아 있다.

정씨가 송환되면서 그간 도피로 중단됐던 재판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검찰은 정씨의 신분 세탁 및 재산 은닉 등 추가 범죄 여부를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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