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내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안한다'...사용자위원 "무책임한 태도" 회의 보이콧

'내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안한다'...사용자위원 "무책임한 태도" 회의 보이콧
26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기자실을 찾은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은 26일 제5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과 최저임금이 무산되고 최저임금을 시급과 월급을 함께 표기하기로 결정된 것에 반발하며 27일 제 6차 전원회의에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용자위원들은 이날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과 최저임금 월환산액 병기 등 2개의 안건이 모두 부결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퇴장했다.

이날 전원회의는 최저임금을 시급으로만 표기할지, 시급과 월급을 함께 표기할지 여부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등이 안건으로 올랐다. 앞서 3,4차 전원회의에서 논의했던 안건으로, 이날 노사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자 표결이 이뤄진 것이다.

사용자위원들은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을 찾아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고시에 월 환산액을 병기하고, 2020년 최저임금을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사용자위원들은 이러한 결정에 대해 매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용자위원들은 "다양한 고용형태가 확산되고 이에 따라 근로시간과 임금지급 방식이 다변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월 환산액 병기는 오히려 산업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정부의 무리한 시행령 개정으로 현재 최저임금 산정시간 수와 관련된 문제가 법정에서 다툼의 대상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월 환산액 병기가 결정된 것에 대해 사용자위원들은 대단히 실망스런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최근 2년 간 기업의 지불능력을 초과해 30% 가까이 인상된 최저임금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영세기업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숙박음식업 근로자의 43%,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36%가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한다는 것은 그 업종과 규모에서 최저임금이 사실상 수용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용을 제외한 모든 수입을 근로자에게 임금으로 지급해도 최저임금을 지킬 수 없는 기업이 대다수인 업종까지 있다"면서 "최저임금법에서 사업 종류별 구분적용이 가능토록 한 것은 다양한 사회 경제적 여건을 반영하여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이같은 고려없이 예년의 관행을 내새워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한 것은 향후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주축이자 최저임금 당사자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회피하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개선이나 고민없이 더 이상 2020년 최저임금에 대한 추가논의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며 "내년 최저임금은 지불능력을 고려하여 가장 어려운 업종의 상황을 중심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에서 퇴장했다"고 밝혔다.

사용자위원들은 이날 퇴장과 함께 최저임금 법정결정 시한인 27일 회의 불참도 선언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