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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문 봉쇄' 北으로 도주 中어선 저지…해경, 신형장비 개발

'철문 봉쇄' 北으로 도주 中어선 저지…해경, 신형장비 개발
중부지방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단장 정영진)이 불법 조업 중국 어선에 대응하고자 개발한 신형장비인 폐쇄조타실 개방용 메탈 원형톱을 시연하고 있다.(서특단 제공) 2019.6.27 /뉴스1 © News1


기관 정지·철문 뚫는데 1분40초…2016년比 8분 앞당겨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강남주 기자 = 지난 2016년 6월11일 오후 4시40분 해경대원 14명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우리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A호를 나포하기 위해 A호에 올라탔다가 하마터면 북한으로 끌려갈 뻔 했다. 해경이 승선하자 A호 선장이 조타실을 철문으로 봉쇄하고 그대로 북한 쪽으로 도주했기 때문이다.

해경이 A호에 승선한 지역은 NLL 남쪽 8.6㎞, 철문을 부수고 A호를 나포한 지역은 NLL 남쪽 4㎞다. 10여분만 더 지체했다면 A호가 해경을 태운 채 북한 해역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앞으로는 이같은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중부지방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단장 정영진)은 중국어선의 기관을 정지시키는 장비를 개발하고 철문을 쉽게 절단할 수 있는 메탈원형톱을 도입했다고 27일 밝혔다.

우리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일삼는 중국어선들은 대부분 목선이다. 목선은 기관으로 들어오는 공기흡입구가 밖으로 나와 있는데, 흡입구를 막으면 기관을 정지시킬 수 있다.

해경은 이에 착안해 흡입구를 막는 차단장비를 개발했다.

해경이 실험한 결과 차단장비를 장착하고 기관을 정지시키는데 10초, 새로 도입한 메탈원형톱으로 철문을 제거하는데 1분30초 걸렸다. 기관을 정지시키고 철문을 뚫는데 걸리는 시간이 단 1분40초 밖에 소비되지 않았다.

2016년 10여분이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8분 이상 시간을 앞당긴 셈이다.

올해 서해5도에 출몰하는 중국어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불법조업 형태는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
특히 고속보트에 엔진을 3~4개씩 달고 치고 빠지는 일명 ‘게릴라식 조업’도 일삼고 있다.

해경도 이에 맞서 야간 매복으로 게릴라 어선을 나포하는 등 단속 작전과 장비를 발전시키고 있다.

정영진 서특단장은 “갈수록 지능화되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행태에 대해 신형 단속장비를 꾸준히 개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