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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불법이민자 색출 위해 직접 조사로 방향 전환

美 트럼프, 불법이민자 색출 위해 직접 조사로 방향 전환
President Donald Trump, joined by Commerce Secretary Wilbur Ross, left, and Attorney General William Barr, speaks during an event about the census in the Rose Garden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Thursday, July 11, 2019. (AP Photo/Carolyn Kaster) /뉴시스/AP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인구조사에서 시민권 보유 여부를 묻는 문항을 넣으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정부가 미국 내 거주자 중 시민권이 없는 사람을 파악하게 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 브리핑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민과 비시민, 불법 이민자가 이 나라에 있는지 믿을 만한 통계가 필요하다"면서 "오늘 행정명령의 결과로 2020년 인구조사 때 미국 내에 있는 시민, 비시민, 불법 이민자의 정확한 숫자를 확신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부가 상무부에 미국 내 시민과 비시민의 수에 대한 기록을 제공토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수를 파악하라고 지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3월 미 상무부는 2020년 인구조사에 미국 시민권 보유 여부를 묻는 질문을 넣겠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18개 주 정부가 이 질문이 포함될 경우 시민권이 없는 이민자들이 답변을 거부하는 사례가 이어져 인구조사의 정확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소송을 냈고 지난달 28일 연방대법원이 인구조사에 시민권자 여부를 넣지 못하도록 판결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에 굴하지 않고 행정명령을 통해 비시민 인구를 파악하기로 했다.

WSJ는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공화당이 정치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민권 보유자를 중심으로 인구 통계를 구성하게 될 경우 실제 인구보다 통계상의 인구가 적게 잡히게 는데 민주당 지지세력이 많은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이민자가 많아 통계상 인구가 적게 잡히면서 연방 하원 의석 및 기금 또한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시민자유연합의 데일 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인구조사를 무기화해 이민 사회에 공포를 심어줬다"며 "라틴계의 정치적 영향력을 약화시켜 공화당의 게리멘더링 노력을 강화하려 했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