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AP뉴시스
친중파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달부터 이어진 극렬한 반정부 시위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려 했으나 중국 정부가 이를 거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정부는 람 장관이 현재 혼란을 수습하기 전까지 그만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달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송환법) 추진 이후 지속적인 반정부 시위를 경험한 람 행정장관은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추진을 사실상 포기했지만, 시위대는 그의 사직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사직하겠다는 람 행정장관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자신이 만들어낸 혼란을 처리하라고 명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은 혼란을 청소할 수없으며, 그 누구도 그런 일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홍콩 행정장관실은 람이 실제로 사직하려 했느냐는 FT의 확인 질문에 "행정장관은 홍콩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뜻을 이미 분명히 했다"고만 답했다.
한편 이날도 송환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홍콩 사틴 지역의 사틴운동장에 모여 사틴버스터미널까지 행진을 벌였다. 주최측 추산 11만5000명이 이날 행진에 참여했다. 오후 3시 30분께 시작된 이날 행진은 초반에는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오후 5시 넘어 시위대는 한때 경찰과 충돌했다.
이날 오전에는 7개 언론 단체들이 연합으로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홍콩 기자협회, 사진기자협회, 방송인협회 등 7개 단체는 언론 자유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주최 측 추산 1500명, 경찰 측 추산 1100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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