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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부인에도 아시아나 인수설 왜?

SK 부인에도 아시아나 인수설 왜?
그래픽=최수아 디자이너© News1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문창석 기자 = SK그룹의 강한 부정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예상하는 관측이 계속되고 있다.

SK는 주주 혼란을 우려해 "인수 참여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은 이를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국내 대기업 중 SK그룹 외에 아시아나를 안을 만한 곳이 없는데다 금융당국도 내심 참여를 바라고 있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18일 산업은행과 금호산업 등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 아시아나 입찰 공고를 내고 매각작업을 개시한다.

아직까지 아시아나 인수 의사를 드러낸 곳은 제주항공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애경그룹 외에는 없다. 아시아나 매각이 결정될 당시 SK그룹과 한화, CJ그룹 등이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됐으나 모두 참여 가능성을 일축하며 M&A 흥행실패 우려까지 나왔다.

가라앉았던 아시아나 매각 분위기는 SK가 다시 인수후보군으로 떠오르며 반전됐다.

이같은 관측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 4월 카타르투자청 관계자를 만난 것으로 확인되며 재점화됐다. 카타르투자청은 세계 4위 항공사인 카타르항공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항공사는 아시아나와 업무 제휴를 맺고 있다.

SK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한 바 없으며 최태원 회장이 카타르투자청 관계자를 만나 공동 인수 방안을 논의했다는 일부 보도 역시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은 최태원 회장이 아시아나 공동 인수방안을 논의하지 않았더라도 카타르항공을 보유한 카타르투자청 관계자와 회동을 가졌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향후 상황에 따라 SK그룹이 아시아나 인수 참여를 검토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당국이 내심 SK그룹의 아시아나 인수를 원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예상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가 비공식적으로 아시아나와 시너지를 가장 많이 낼 수 있는 기업으로 SK를 지목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서다.

에너지 및 정유 관련 계열사를 거느린 SK그룹이 아시아나를 품에 안으면 안정적인 항공유 판매처 확보와 함께 항공업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혀 설득력이 없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지주사 체제에서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 자회사를 보유 중인 아시아나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지주사 체제의 대기업 집단이 자금여력이 있는 자회사를 내세워 아시아나 인수에 나서면 에어부산, 아시아나개발 등은 지주사의 증손회사가 된다. 이때 아시아나는 지주사의 손자회사에 해당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에서 증손회사가 인정받으려면 손자회사가 자회사(지주사 증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결국 아시아나를 통해 증손회사 지분을 사들여야하는데 에어부산만 타주주 지분율이 45%가 넘는다. 이를 전량 매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약을 받지 않으려면 지주사가 직접 나서 아시아나와 에어서울·에어부산 등을 각각 자회사, 손자회사로 둬야한다. SK그룹 지주사는 SK로 지난해 기준 현금성 자산은 7349억원 정도다.

현재 자금여력만 놓고보면 단독 인수가 어렵다.
지주사가 직접 나선다면 재무적투자(FI)를 영입해야 하는데 이 경우 SK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SK그룹이 주주반대 등을 감수하고 아시아나 인수에 굳이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 인수는 일장일단이 있지만 SK그룹이 부인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매각공고 후 예비입찰 단계 직전에는 참여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