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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回想> 한 후배가 본 '노무현'과 '정두언'이 닮은 세가지

<回想> 한 후배가 본 '노무현'과 '정두언'이 닮은 세가지
이학만 특보


최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 수많은 정치권 인사들이 추모한 고(故)정두언 전 의원을 기리는 한 정치권 후배의 절절한 회상이 시선을 끌고 있다.

비록 살아 생전에 정치적으로 암울한 여정을 보냈지만, 그의 올곧은 정치적 소신은 후배들의 정치적 자산이 되었고, 조용하지만 뼈와 힘이 있는 그의 말은 수많은 후배들의 표본이 됐다.

현재 이주영 국회부의장실 특보를 지내고 있는 이학만 전 새누리당 온라인 대변인< 사진>은 19일 통화에서 "금방이라도 전화통화하면 농담을 해올 것만 같다"며 고인의 죽음을 다시한 번 애도했다.

이학만 특보는 "정 선배의 정치적 족적은 많은 정치권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며 "권력을 쫓지 않았고, 올곧은 소신과 진심으로 모든 일을 대한 정 많은 선배였다"고 회상했다.

―아래는 이 특보가 고 정 전 의원을 회상하며 고인과의 정치적 인연을 비롯해 평소 그를 대할 때마다 느꼈던 감정 등을 되새겨가며 써내려간 글이다.

고 정두언 전 의원은 내게 특별한 동네 형님 같은 분이다. 전남 나주 출신인 나는 역시 전남 출신인 정 전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이던 시절 그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을 처음 방문했다. 상품전략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면서 소상공인 소기업 운동을 하고 있었고, 소기업을 돕는 입법 활동이 절실할 때였다.

여의도 정가는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삭막한 전쟁터라고 하지만 고인은 남의 아야기를 듣고 늘 함께하려는 자상한 사람이었다. 그는 인사를 몇 마디 나누고 나에게 자신의 측근 몇 사람을 소개하며 친분을 만들어가라고 했다. 측근들은 대부분 극히 평범한 동네 아저씨 같은 분들이었다. 지금도 그들과는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에서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보면 진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있다면 보수에는 정 전 의원이 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과 정두언은 세 가지가 닮았다.

첫째는 약자 편에서 생각하는 자세를 지닌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두 사람은 국민을 위한 정치적 혁신을 꿈꾸는 풍운아들이었다. 비주류로서, 주류 정치세력과 끊임없는 다툼을 해왔다. 우리에게 정치인이 강자나, 갑질을 하는 주류를 대변해야 성공한다고 논리를 깨 준 인물들이다.

둘째는 정치적 고집이다. 노무현은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고 강직한 서민 의식을 갖고 있었다.
정두언 역시 정치개혁과 권력의 사유화에 저항한 인물이다. 이 지점에서 이명박과 정두언은 만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정권을 만들었지만 하루아침에 권력자의 혈육과 척을 지고 물러나야 했다. 결과적으로 이명박 주변에 정두언 계의 젊은 개혁정치는 사라지고 보수의 희망의 불은 꺼졌다. 지금도 정두언과 뒤를 따르던 젊은 386이 새롭다. 보수는 젊은 개혁적인 인재의 싹을 자른 결과의 쓴 맛을 지금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다른 유사점은 바로 여와 야를 뛰어넘는 정치적 발상을 가졌다는 점이다. 노무현은 대통령 시절 협치를 강조했다. 권력을 나누어서라도 여야가 상생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자는 뜻이었다. 정두언 역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저런 분과는 같이 손잡고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추모했을 정도로 열려 있는 분이었다.


보수 진보, 여와 야 구분 없이 존경을 받는 정치인이 사라진 것은 가슴 아프다. 마지막까지 비주류로 남았던 노무현과 정두언은 세상으로 가고 없다. 하지만 국민 마음 속엔 영원이 남아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