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23일 "일본 거래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일본 수출규제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관련 26개 기업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 행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 일본 거래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히고 "직접 규제는 직접 피해받는 곳이고 간접 규제는 거기에 납품하는 부품·소재 업체들이기 때문에 직간접적인 피해가 복합적으로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에 대한 수은의 여신 잔액은 3조1400억원이다.
이어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 미·중무역분쟁의 장기화 등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40억 달러 규모의 여유자금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 행장은 "향후 차입여건 악화와 수출기업과 시중은행의 외화유동성에 대비해 여유자금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 차입계획 100억 달러 가운데 38억 달러를 조달 완료했고 하반기 중 60억 달러를 추가로 차입할 예정이며 앞으로 차입시장 및 수단다변화를 통해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고 차입비용절감 노력을 강화해 필요한 정책자금 전환을 적기에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금융기관들이 일본계 금융사로부터 빌린 21조원 중 40% 정도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채인데 이중 수출입은행 비중은 4조원 정도로 이중 13억 달러(약 1조5326억원)가 1년 내 만기가 돌아온다"고 말했다.
은 행장은 또 "일본 쪽에서 특별히 감지되는 변화는 없다"며 "내일 일본 (은행)측에서 오면 만나기로 했는데 아주 우호적인 관계이고 이전부터 정치 상황이 어떻든 간에 은행간 협력은 굳건하게 하자고 여러번 이야기 했기 때문에 갑자기 변화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본의 수출규제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에 대해 은 행장은 "CDS프리미엄은 0.33%포인트로 현재까지 변화가 없다"고 답변했다.
일본의 추가 규제 시에는 부품소재 분야에 대한 지원을 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한편 이날 은 행장은 조선업 구조조정 현황에 대해서도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인수합병 본계약 체결 도중 수은이 보유하고 있는 영구전환사채의 금리인하 등 조건변경에 이미 합의했다"며 "현재는 물적기업, 결합시도 등 후속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동조선은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이후 법원과 관리인 주도로 세 차례 인수합병(M&A)을 시도했으나 안타깝게도 모두 무산됐다"며 "현재 법원은 청산이나 매각 재시도 등의 처리방안을 고심 중이며 수은은 사법부 결정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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