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평화 국제회의서 짧은 만남 성사
북측 대표단에 "김정은 위원장 만나 이야기 하고 싶다" 요청
【필리핀 마닐라=장충식 기자】 한국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남과북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자고 애원했다.
2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19 아시아태평양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성사된 두 사람의 만남은 리 부위원장이 한국에서 참석한 이 할머니 자리를 찾아 먼저 인사를 건네면서 이루어졌다.
리 부위원장은 인사와 더불어 위로를 전했고, 이 할머니는 "나는 남한도 북한도 아니고 조선시대 끌려간 사람"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싶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북한 방문 의사를 전했다.
그러자 리 부위원장은 "그러면 오세요, 항상 건강해야 올 수 있다"고 화답했고, 이 할머니는 "200살까지 살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자리를 이동하려는 리 부위원장을 부등켜 안은 이 할머니는 "귀한 손님 만났다. 만나기 힘들다.
손놓기 싫다"며 "김 위원장께 꼭 전해 달라"고 아쉬움을 보였다.
이와 함께 이 할머니는 리 부위원장을 등 뒤에서 수행하던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의 손을 잡고 "꼭 남북 통일이 되어야 한다"며 "일본놈 같이, 내가 조선 때 끌려갔다"고 말하며 남과 북이 함께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해결하자고 강조했다.
박 부위원장 역시 "건강하시라"며 "끝까지 오래 계셔야 한다"고 말하며, 짧은 만남은 마무리 됐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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