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프랑스 디지털세에 맞서 '와인세' 들고 나온 트럼프

프랑스 디지털세에 맞서 '와인세' 들고 나온 트럼프
FILE - In this Thursday, June 6, 2019 file photo French President Emmanuel Macron, left, meets U.S President Donald Trump during a ceremony to mark the 75th anniversary of D-Day at the Normandy American Cemetery in Colleville-sur-Mer, Normandy, France. President Donald Trump promised on Friday July 26, 2019 to retaliate against France for adopting a pioneering tax on internet giants like Google, Amazon and Facebook. Trump said referring to French President Emmanuel Macron: 'We will announce a substantial reciprocal action on Macron's foolishness shortly.'(Ian Langsdon/POOL via AP, File) /뉴시스/AP /사진=
프랑스가 정보통신(IT) 기업들에 대해 디지털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굳힌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에 반발해 '와인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프랑스가 우리의 위대한 IT기업들에게 디지털세를 부과했다. 만일 누군가가 이들 기업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면 그것은 미국이어야 한다."며 "마크롱의 어리석음에 대해 우리는 조만간 대규모 보복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항상 미국 와인이 프랑스 와인보다 낫다고 말해왔다"며 후속 조치로서 '와인세'를 부과할 가능성에 대해 암시했다.

이에 대해 AP통신 등 외신들은 트럼프가 프랑스 와인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계획임을 암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가 미국산 와인에 관세를 많이 부과한다고 불평하며 이에 대해 조치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산 와인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프랑스의 유명 와이너리들은 즉각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프랑스는 지난해 한해 동안 미국에 16여억유로(약 2조1100억원)어치의 와인을 수출했다.

미국과 프랑스가 세금부과를 놓고 첨예한 대치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은 이달 초 프랑스가 전세계에서 연 매출이 7억5000만유로(약 9900억원) 이상인 기업 중 자국 내에서 연 2억5000만유로(약 3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IT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의 3%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행정부는 이 조세안이 사실상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IT 기업을 겨냥한 것이라며 즉각 철회를 주장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디지털세가 미국 기업의 상거래를 제한하는지 여부와 차별성과 비합리성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AP통신은 트럼프와 마크롱 어느 누구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USTR의 조사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보복관세로 프랑스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디지털세와 와인세 등 조세안을 놓고 양국의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자 프랑스의 브뤼노 르메르 재무장관은 이날 파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디지털세는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한 것이 아니며 단지 디지털 시장 활동에 대한 공정하고 효과적인 과세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적인 규정이 있다면 디지털 세를 취소할 것"이라며 "미국이 디지털세를 와인세에 엮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다음달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조세에 대한 부분이 논의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