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지난 27일 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온 북한 소형 목선은 북한군 부업선(부업으로 고기를 잡는 배)으로 파악됐다. 이 목선에 탑승한 3명의 선원 중 1명은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합참 관계자는 '선원 3명 중 1명은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다'면서 '북한군 부업선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사진은 합참이 공개한 지난 27일 밤 동해안 북방한계선을 넘아 강원 양양지역 군항으로 예인된 북한 소형 목선 모습. 2019.07.28.(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photo@newsis.com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목선과 탑승 선원 3명이 29일 오후 3시 31분경 북한으로 송환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해당 목선에 대해 지역합동조사를 한 결과, 대공용의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북측으로 인계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7일 오후 11시 21분경, 북한 선원 3명을 태운 목선 1척이 동해 NLL을 월선했고 이에 우리 함정이 즉각 출동했다. 군은 다음 날 오전 2시 17분경 선원 3명을, 오전 5시 30분경에는 목선을 각각 강원도 양양지역 군항으로 이송·예인했다.
입항 후 인원과 선박에 대해 건강검진과 검역이 이뤄졌고, 이어 관계기관 합동정부조사가 진행됐다.
조사 결과, 해당 목선은 지난 25일 오전 1시경 강원도 통천항에서 출항해 동쪽으로 항해했고 27일 오전 4시 30분경까지 오징어잡이 조업을 했다. 그날 오전 8시경 주변 선박들로부터 기상 악화 소식을 듣고는 그물 수거 후 통천항으로 복귀하기 위해 이동했는데, 이 과정에서 항로착오가 있었다는 것이다.
합참 관계자에 따르면 선장은 27일 오후 10시경 연안 불빛의 형태를 보고 원산항 인근으로 오인했고, 통천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항로를 남쪽방향으로 바꿨다. 통천항은 원산항에서 남쪽으로 40여km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해당 관계자는 "목선의 남하 경위에 관련해 선원 3명의 진술이 대체로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 목선은 GPS를 보유하지 않아서 나침반에 의해 항로 착오해서 월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목선은 길이 약 10m, 너비 2m, 높이 1.3m이며, 22마력 경운기 엔진을 장착한 군 소속 부업선으로 확인됐다.
합참 관계자는 "목선에 적재된 물품은 그물과 어구, 오징어 약 20kg, 선박물품 8종 16점, 휴대폰 1대, 개인의류, 식기류 및 음식물 등이었고, 실제 조업 흔적이 있었으며 침투의심 장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선박 마스트에 걸려있는 흰색 천을 두고 당초 선원들이 귀순을 희망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조사 과정에서 선원들은 출항시부터 부착했던 것이고, 대형 선박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통상 붙이는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선원 중 1명이 군복으로 추정되는 얼룩무늬 복장을 착용한 이유를 확인한 결과, 아내가 장마당에서 원단을 구입해 직접 재단해 착용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합참은 "선원 진술과 선박검사, 송환요청 등을 토대로 종합 판단한 결과 대공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고, 향후 해상에서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 군사대비태세를 철저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북한 선박의 단순 월선 상황에 대해 매번 군이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평화무드를 지향하는 상황에서 북한 선박 월선 상황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군이 이런 상황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오히려 안보불안만 유발한다"며 "해상경비는 해경에 맡기고 군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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