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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범號' 중앙지검 출범…윤석열 강조 '공정경쟁' 집중

'배성범號' 중앙지검 출범…윤석열 강조 '공정경쟁' 집중
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57·사법연수원 23기)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기 위해 단상을 오르고 있다. 2019.7.3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새롭게 출범한 '배성범 체제'의 서울중앙지검은 윤석열 검찰총장(59·사법연수원 23기)이 강조한 '공정한 경쟁 질서' 확립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57·23기)은 31일 취임사에서 "정치·사회·경제적 권력을 부정하게 행사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반칙적 범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사회적 약자 등 민생을 해하는 범죄에 눈감지 않는 검찰이 돼야 한다"며 "사회공동체의 공공적 가치를 파괴하는 반칙적 범죄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칙적 범죄'로 Δ민주주의의 공공성과 정당성을 침해하는 선거범죄 Δ각종 공공적 영역에서의 부패와 비리 Δ각종 부정과 탈법으로 국가재정에 손실을 초래하거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범죄행위 Δ소비자 신뢰를 악용하거나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합의된 법적절차를 도외시하는 범죄 등 4가지를 언급했다.

윤 총장이 지난 25일 취임사에서 "권력기관의 정치·선거개입, 불법자금 수수, 시장 교란 반칙행위, 우월적 지위의 남용 등 정치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선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사법연수원 23기 '집단지도체제'의 일원이자 검찰의 '2인자'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공정경쟁 질서 확립이란 목표를 세운 윤 총장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부정선거·금품살포·흑색선전 방지 등 공정한 선거질서 유지에도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총장의 취임 일성으로 기업들의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고려한듯 배 지검장은 "중소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대내외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중죄필벌(重罪必罰)', '경죄관용(輕罪寬容)'의 정신을 되새겨달라"고 당부했다.

검경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검찰 개혁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배 지검장은 윤 총장과 마찬가지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반성과 의지를 표현했다.

그는 "검찰에 대한 국민 질타의 상당 부분은 권력의 남용이 초래되기까지 검찰의 역할과 감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보거나 검찰의 업무 처리가 정치적 중립과 사회적 공정의 원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충분한 믿음을 드리지 못한 측면이 크다"며 "검찰이 아프게 새기고, 추구하는 변화의 방향에 고려돼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이 벌이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법농단 의혹 등 주요 사건 수사나 공소유지의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 부임 전 서울중앙지검을 이끌었던 데다, 수사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한동훈 3차장검사가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전국 특별수사를 이끄는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보임됐기 때문이다. 이들 수사에 관여했던 부장검사들도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배 지검장은 "우리 청(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해 온 주요 현안 사건의 수사와 공판이 흔들림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