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트럼프, 중국산 모든 제품에 관세부과 초강수

트럼프, 중국산 모든 제품에 관세부과 초강수
/사진=뉴시스



【서울 베이징=송경재 기자 조창원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하이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 직후 중국 제품 3000억달러어치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전 3차례에 걸친 관세대상 품목을 더하면 중국 제품 전체에 관세를 매기게 되는 셈이다.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대해 강대강 대치 의지를 벼르고 있어 양국간 충돌이 심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조치가 글로벌 시장을 강타했다. 뉴욕증시가 1% 안팎 하락세로 돌아섰고, 유가는 8% 가까이 폭락했으며 안전자산인 국채로 자금이 몰리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약 3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지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잇달아 트위터를 올려 9월 1일부터 중국제품 3000억달러어치에 10%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달 전에 중국과 합의했다고 생각했지만 중국은 서명 전에 재협상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최근에는 미국에서 대량으로 농업제품을 사기로 합의하고는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내에서 (마약성분 의약품인) 펜타닐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또한 이행되지 않았고, 수많은 미국인들이 계속해서 죽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화를 지속하는 한편 9월1일부터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나머지 제품 3000억달러어치에 추가로 10%라는 소소한 규모의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에 제시한 (10%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인상돼 25%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고위급 무역협상이 다음달 재개되고, 중국과 '포괄적인 무역합의'에 이르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협상은 지속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3차례 걸쳐 미국은 이미 중국 제품 2500억달러어치에 25% 관세를 물리고 있어 다음 달 관세가 실제로 매겨지면 중국 제품 모두에 관세가 부과되는 셈이 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타임스 후시진 편집장은 2일 트위터를 통해 "나는 중국인들이 더이상 무역전쟁 규모를 통제하는 데 우선 순위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중국은 이제 장기간의 무역전쟁에서 국가전략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 협박은 곧바로 시장을 강타했다.

개장 이후 상승세를 타던 다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트럼프 트위터가 나온 뒤 곧바로 급락세로 돌아서 후반 일부 낙폭 만회에도 불구하고 전일비 1% 안팎의 하락세로 마감했다.

유가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이 7.9% 폭락한 배럴당 53.95달러,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6% 넘게 급락한 60.67달러에 거래됐다.
WTI는 종가 기준으로 4년여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6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 우려 속에 돈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다. 기준물인 10년만기 수익률은 장중 1.883%까지 하락해 2016년 11월 이후 약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장기 기준물인 30년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2.431%로 2016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