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여행가방
광복 이후에 제작된 저울과 추
독립운동가 김교경(金敎慶) 선생
천도교 언양교구장 임명 교첩도
【울산=최수상 기자】 농부가 64년간 써온 ‘농사일기’ 등 울산박물관에 독특한 내력의 개인사와 일상을 다룬 유물이 시민들로부터 기증돼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울산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7월 말까지 14명의 기증자로부터 모두 130여 점의 유물을 새롭게 기증받았다.
김홍섭 씨(울산 울주군)는 본인이 1955년부터 현재까지 작성해 온 64년간의 농사일기를 기증했다.
이 일기는 울주군 두서면에서 오랫동안 농업에 종사해 온 기증자가 매일 기록해 온 것으로, 농업에 관한 기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울산지역의 근현대 농촌 모습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울산시 울주군 김홍섭 씨가 64년간 써온 농사일기. 자료가 거의 없는 울산지역 근대 농업자료로 가치가 크다. /사진=울산박물관
유분화 씨(울산 동구)는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의 방어진 모습을 담은 사진을 기증했으며 강경준 씨(울산 북구)도 본인이 직접 촬영한 1960~70년대의 방어진 사진들을 기증했다.
노미남 씨(울산 남구)는 시어머니가 사용하던 여행용 가방 한 점을 기증했다.
울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호 장도장으로 지정된 장추남 씨(울산 중구)는 본인이 제작한 을자장도(乙字粧刀)를 비롯해 여러 점의 장도를 박물관으로 보내왔다.
울산박물관 전시해설사로 근무하는 윤은희 씨(울산 남구)는 본인의 울산공업축제 한글백일장 상장을, 이동근 씨(울산 울주군)는 1980년대의 울산공업축제 사진을 다수 기증했다.
이승우 씨(울산 울주군)는 광복 이후에 제작된 저울과 추를 기증했다.
김용경 씨(부산 북구)는 지난 2월 독립운동가 김교경(金敎慶) 선생의 천도교 언양교구장 임명 증서 기증에 이어 이번에는 선생을 봉훈(奉訓)으로 임명하는 교첩을 찾아내 추가 기증했다. ‘봉훈’이란 30호 이상 포덕(布德)한 사람에게 주는 천도교의 직책이다.
독립운동가 김교경 선생 천도교 언양교구장 봉훈 임명 교첩 /사진=울산박물관
김광범 씨(울산 울주군)는 아들 김병욱, 김현욱 씨와 함께 울산의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소봉(少峰) 모전량(牟傳良) 화백의 병풍 등을 기증했다.
이상희 씨(울산 남구)는 『예기(禮記)』「월령편(月令篇)」을, 김동수 씨(울산 남구)는 『만수당집(晩睡堂集)』등 고서를 기증했다.
울산박물관 관계자는 “울산 지역의 근현대 생활사와 관련된 유물이 다수 기증되고 있다.
”며 “앞으로도 활발한 유물 기증이 지속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유물 기증자들은 올해 11월로 예정된 ‘울산박물관 유물기증자 방문의 날’ 행사에서 기증증서와 감사패를 전달받게 된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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