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추도위원장(국회의장)이 18일 오전 서울 현충로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참석자들과 김대중전집을 헌정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재 김대중전집출간위원장, 문 위원장,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이사장, 박명림 김대중도서관장. 사진=서동일 기자
18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이 일제히 'DJ 정신'을 기렸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과 함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꼭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하면서 김 전 대통령이 일군 민주주의 발전, 한반도 평화 정착, 한·일 관계 개선 등의 성과를 강조했다.
범여권은 DJ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으나, 보수야권에선 김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은 펼치지 않았음을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집권여당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이 1990년 13일 목숨을 건 단식으로 다시 열어낸 지방자치는 지금 국가균형발전의 초석이 되고 있다"며 "'복지는 인권이다'라는 신념으로 이뤄낸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건강보험의 통합은 '전국민 전생애 건강보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특히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을 언급한 뒤 "오직 국가의 미래를 생각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그때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놓았기에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경제라는 담대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함께 잘사는 길에 용기있게 나설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범진보 진영은 앞다퉈 'DJ 정신 계승'을 선언했다. 총선이 8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DJ 정신'을 강조하며 정체성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호남 맹주 탈환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이 걸어온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길을 잇겠다고 다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추도식에서 김 전 대통령이 이룬 민주주의 발전과 평화적 정권교체, IMF 외환위기 극복 성과를 언급하며 "김대중 대통령님의 반듯한 족적 뒤를 따라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 사태를 겪고 있는 민주평화당은 DJ의 외교적 역량을 강조했다. 최근 한·일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한반도 균형자' 역할을 한 김 전 대통령을 부각시키며 여권과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보수야당은 김 전 대통령에 빗대 현 정권 비판에 나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전직 대통령들의 부부 동반 청와대 회동 사진을 언급하며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직 대통령과 현직이었던 김대중 대통령이 함께 찍은 한 장의 사진에 정치 보복은 없었다"며 "우리 국민들이 갈망하는 통합과 화합의 역사적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전두환·노태우 특사를 제안해 관철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도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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