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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대·학우회 선배의 충고..."조국, 이제 내려오시라"

신평 전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페이스북에 해당 글올려
"조국은 전형적 진보귀족..김성태보다 도덕적 낫다 할 수 있나"

서울대 법대·학우회 선배의 충고..."조국, 이제 내려오시라"
신평 전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서울대 법대 및 학우회 선배인 신평 전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63·사법연수원 13기)가 “조국씨, 내려와야 합니다”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지난해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시절 대법관 후보로 신 전 교수를 추천한 바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 전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을 통해 “어리석은 돈키호테니, 신의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인간이니 하는 비난을 듣더라도 이 말을 해야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 글을 쓰기 전에 많이 망설였다”며 “나 자신 사회적 지위(status)건, 성(gender)이건 기득권 세력의 일원으로서 숱한 과오를 저지른 사람입니다. 긴 시간 농사를 지으며 절절한 반성과 참회 속에 침잠해있는 처지로서 과연 감당할 수 있는 글인가 하는 의문이 먼저 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촛불시민혁명을 열렬히 지지하며 현 정부가 들어서기를 학수고대한 처지로서 이 정권과 당신이 연계된 상징성을 잘 알고 있다”며 “더욱이 2018년 봄 대법관 교체시기에 당신이 나를 진지하게 밀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으며, 이에 대한 고마움을 깊이 느끼고 있다”고 조 후보자의 인연을 술회했다.

신 전 교수는 “그럼에도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쪽으로 기운다”며 “조국씨 이제 내려오시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로 나누면 잘 보이지 않는다”며 “그러나 기득권 세력과 그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로 나누면 희한하게 잘 보인다. 진보라고 표방하면서 기득권 세력으로서 누릴 건 다 누리는 ‘진보귀족’들의 행동에도 거침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챙길 건 철저하게 챙겨왔다”며 “해방 후 지금까지 이렇게 기득권 세력의 발호는 그치지 않았고, 서민들은 사실상 개돼지 취급을 받아왔던 것”이라고 조 후보자의 여러 의혹을 겨냥한 듯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조 후보자에 대해서는 “당신은 숱한 인간적 장점을 갖고 있다”며 “또 그래도 다른 정부보다는 나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분투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전형적인 ‘진보귀족’으로 살아왔다”고 비판했다.

신 전 교수는 “당신이 귀한 딸을 위해 기울인 정성이 과연 김성태 의원의 그 정성에 비해 도덕적으로 더 낫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뒤 “그렇지 않다. 오히려 세간에서는 김성태 의원의 경우는 별 것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고 자문자답했다.

그는 “당신에게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며 “조금 숨을 고르고 명상의 시간을 가진 뒤, 이 사회를 위해 다시 헌신할 기회가 남아있다”고 제언했다.

로스쿨의 입학비리를 폭로하기도 한 신 전 교수는 조 후보자를 향해 “당신이 온갖 문제를 안은 한국의 로스쿨 제도를 허황한 로스쿨 설립취지를 원용하며 한사코 비호하고, 로스쿨을 거치지 않고도 법조인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봉쇄했다”며 “이 땅의 수만 명 젊은이들이 당신을 향한 원성을 내뱉어온 사실을 아느냐”고 캐물었다.

그러면서 “나는 이 원한들이 모여서 결국에는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예언해온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신의 대학 선배이자 FIDES 선배로부터”라고 글을 끝맺었다. FIDES는 서울대 법대 문우회로 조 후보자가 3학년 재학 중 편집장을 역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