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자녀 검증 공방전 된 조국 청문회…정치권 아들·딸 수난사

자녀 검증 공방전 된 조국 청문회…정치권 아들·딸 수난사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9.8.2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자녀 검증 공방전 된 조국 청문회…정치권 아들·딸 수난사
국회 법사위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간사와 자유한국당 김도읍 간사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2019.8.2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청문회가 조 후보자 딸의 입시 관련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실상 '자녀 청문회'로 변질됐다.

여권 지지층에서는 조 후보자를 검증하는 야권 정치인들의 자녀 역시 문제가 많은 것 아니냐고 맞서, 정치인들의 자녀들이 수난을 겪는 모습이다.

조 후보자 청문회는 조 후보자 딸의 입시 부정 의혹과 관련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이어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조 후보자 청문회 일정을 오는 9월2일~3일로 확정했지만,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조 후보자 자녀 관련 의혹으로 청문회 준비조차 어려워진 것이다.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조 후보자 모친·부인·딸 등이 포함된 증인 명단을 제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에 가족을 증인으로 세웠던 사례가 없고, 가족들의 신상 문제를 건드리는 과도한 정치공세라며 맞섰다.

조 후보자 자녀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정치권 밖에서도 이어졌다.

야권 지지층은 과거 조 후보자가 SNS에 올린 글을 가져와 공세를 펼쳤다. 특히 '개천에서 용이 나기 힘든 사회' 라는 내용의 글은 '조국의 적은 조국'이라는 비판을 가져왔다.

반면 여권 지지층은 야권 정치인들이 조 후보자를 공격할 자격이 있냐며 반박하는 모습이다.

한국당의 황교안 대표는 지난 6월 한 대학교 특강에서 아들이 낮은 스펙에도 KT에 합격했다고 밝혀 특혜채용 논란을 초래한 바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자녀의 대학 합격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에 시달렸다.

아울러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KT에 딸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여권 지지층에서는 야권 지도자들이 오히려 자녀들 문제에 더 깊게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과 여야 지지층이 소위 '자녀' 공방전을 벌이는 것은 자녀 문제가 국민 모두에게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자녀의 입시 혹은 취업, 병역 문제 등은 모든 국민이 한번은 경험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부정 의혹이 있다면 쉽게 공분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 후보자에 대한 찬반 여론은 딸의 논문 논란이 터지기 전에는 비등했던 반면, 딸 논문 논란이 터지자 반대 여론이 급증했다.

조 후보자 딸의 '논문 논란'은 이미 여론이 참을 수 있는 선을 넘었기 때문에 여권이 일종의 '물타기'를 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2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황교안·나경원 자녀도 까보자'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여권에서 (조 후보자를 변호)할 얘기가 없다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서로 싸우다가 '너 몇살이야'라고 화내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