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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은 최근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원인을 농축수산물 공급 확대와 국제유가 하락 등 공급측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연말께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속되는 저물가 상황에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한은은 현재 상황을 디플레이션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13일 한은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황점검'을 통해 올 1~8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0.5%로 지난해(1.5%)에 비해 오름세가 크게 둔화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발표된 8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0%로 전월 0.6%에 비해 큰 폭 하락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한은은 "수요측 물가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측 요인과 정부정책 측면에서의 물가 하방압력이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며 "8월에는 지난해 폭염으로 농축수산물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최근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공급측 요인의 물가 하방압력이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농축수산물 및 석유류 등 공급측 요인의 기저효과한은가 크게 작용하면서 하방압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30일 8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일시적으로 2~3개월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소비자물가의 반등 시기는 올 연말로 관측됐다.
한은은 "최근 기조적 물가 오름세가 1%대 초중반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이후에는 공급측 물가하방압력이 완화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올 들어 8개월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 지속하고 있지만 디플레이션 이루는 낮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디플레이션은 물가수준의 하락이 자기실현적 기대 경로를 통해 상품 및 서비스 전반에서 지속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한은은 "최근의 저인플레이션 현상은 물가하락의 광범위한 확산성 및 자기실현적 특성이 나타나지 않는 데다 공급측 및 제도적 요인이 상당 부분 가세한 결과로 디플레이션의 징후로 잔정하기는 곤란하다"며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중 가격하락을 주도하는 품목수의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은은 "향후 우리 경제가 예상 밖의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전반적인 총수요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물가 여건뿐만 아니라 경기상황, 자산시장 여건 등 보다 포괄적인 방식으로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평가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디플레이션 취약성 지수(DVI)를 산출해 보면, 상반기중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위험도는 '매우 낮음' 단계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한은은 "다만 최근 들어 미·중 무역분쟁 심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물가상황과 경기여건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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