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메밀 수확후 겨울철 즐겨먹어
北에선 면 위에 식초뿌려 먹어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된 평양냉면은 대표적인 이북음식이다.
무더운 여름철이면 시원한 평양냉면을 찾는 사람은 더욱 많아지는데, 사실 평양냉면은 겨울철 제철음식으로 시작됐다는 기록이 있다. 주 재료인 메밀을 가을에 수확해 동치미가 익은 겨울에 냉면을 먹는 것이 제맛이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인 옥류관 평양냉면.
■평양냉면, 겨울철 제철음식?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간한 '하나이면서도 둘인 음식문화 : 이북음식과 북한음식'에 따르면 국수의 기원은 중국 당, 송 나라 시기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쪽으로는 실크로드를 통해 중동과 유럽지방까지, 동쪽으로는 만주와 한반도, 일본까지, 남쪽으로는 인도와동남아시아로 퍼져 각자의 식문화에 맞추어 다양한 국수가 개발됐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통일신라 시기에 중국에서 한반도로 국수가 전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에서 간행된 요리서적에 의하면, 평양냉면은 물 맑은 대동강물로 만든 동치미국물에 삶은 면을 조리해 먹었다고 하며, 찬 육수를 만들 수 있는 겨울철 제철음식으로 시작됐다.
1849년 조선후기에 발간된 동국세시기에도 겨울철 메밀국수에 무김치, 배추김치를 넣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얹어 먹는다고 나와있다.
평양냉면은 평양지역에서 시작된 물냉면으로 메밀가루에 감자전분을 섞어 반죽하여 내온 면을 무김치를 기반으로 한 돼지고기나 소고기, 혹은닭고기 육수를 내어 만들어 먹는다.
남측에서는 닭고기 육수나 돼지고기 육수를 섞어 맛을 내지만 북측에서는 고급 요리집인 옥류관이나 청류관 같은 곳에서는 꿩육수(꿩육수와 닭육수를 섞기도 함)를 내어 먹기도 한다.
■평양냉면 먹는법, 남과 북 차이점은?
평양냉면을 먹는 법은 남과북이 약간 다르다. 남측에서는 국물에 식초와 겨자를 살짝 쳐서 먹지만 북측주민들은 이러한 남측의 방식을 좋아하지 않으며 진짜 먹는 방식은 젓가락을 X자 모양으로 면을 끼운 후 면 위에 식초를 뿌려 먹거나 면을 들어 그위에 뿌려는 먹는 것을 강조한다. 겨자는 국물에 넣기도 면에 살짝 넣어 먹기도한다.
제일 큰 차이점은 가위 사용 여부다. 면 길이가 긴 만큼 장수하라고 먹는 잔치 음식이 국수인데 남측 주민들이 면을 가위로 잘라먹는 것을 북측에서는 낯설게 느끼고 있다.
남북교류협력을 통해 평양이나 개성, 금강산에 방문한 남측주민들이 냉면을 가위로 잘라먹는 모습을 본 북측주민들은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지만 아직도 해외 북한식당만 가 보아도 가급적 가위로 면을 자르지 않고 들기를 권고한다는 전언이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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