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흥 AB운용 채권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파이낸셜뉴스] “최근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현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높다. 그러나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을 무조건적인 경기침체로 귀결 짓는 것은 타당치 않다.”
유재흥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 채권 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사진)는 13일 논평을 내고 최근 우려중인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시장 변동성의 요인으로 지목 될 순 있지만, 향후 리세션 여부의 판단과 관련해서 이를 알려주는 다양한 지표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유 매니저는 “실제 최근 미국에서 제조업 등에서 무역 갈등으로 부진한 그림이 나오지만 고용시장에선 의미 있는 부진 양상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장단기 금리 역전시엔 연준이 어떤 통화정책을 펼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경제 성장률의 급락 또는 금융 자산 가격의 급락이 발생한 지난 2008년 금융위기의 경우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나타났을 당시 연준은 긴축을 지속했다. 반면 과거와 달리 이번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에서 미국 연준은 선제적으로 완화 정책을 쓰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매니저는 “즉,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은 수익률 곡선 그 자체에만 의미를 두기보다 여러가지 제반 지표들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며 “현 시점에서 미국 시장의 제반 여건들을 종합했을 때, 당 사는 미국 경제가 당장 심각한 침체에 들어가기 보다는 낮지만 완만한 수준의 성장을 지속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채권 투자자 입장에선 위험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이미 글로벌 경제는 경기 사이클의 후기 국면에 진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다양한 뉴스들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높은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따라서 채권 투자자들은 이자율 위험과 신용 위험에 적절히 분산함으로써, 위험의 균형을 유지하는 동시에 수익을 도모할 수가 있다는 조언이다.
그는 “이자율 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인 자산은 미국 국채로,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었을 경우 일반적으로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며 “반면, 신용 위험에 민감한 대표적인 자산은 미국 고수익 채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 선호 심리가 되살아날 경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 두가지 위험을 한 바구니에 담는 ‘신용 바벨 전략’을 통해 지금과 같은 불확실한 장세에서 시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익도 확보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하나의 자산에 집중하는 것 보다는 다양한 만기의 국채 그리고 다양한 성격의 위험 자산 등에 대한 분산투자를 병행하는 것이 필수라고 봤다.
특히 신용 위험이 주를 이루는 채권 영역에서는 더 선별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 매니저는 “예를 들어,최근처럼 미중 무역갈등이 진행되는 시장 상황에서는 신용위험공유증권(CRT), 상업용모기지담보부증권(CMBS)과 같이 상대적으로 무역갈등에서 자유롭고 미국 내수에 치중된 섹터에 함께 투자한다면 보다 안정적이고 견조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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