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일본-세네갈의 경기에서 등장한 욱일기 응원 장면. (사진 = 서경덕 교수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우리 정부가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경기장에서 전범기인 욱일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 "사안별로 고려하겠다"는 모호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AP통신에 따르면 IOC는 성명을 통해 한국으로부터 이같은 요청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며 "스포츠 스타디움은 그 어떤 정치적 시위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면서 "대회기간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개별적으로 판단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극우 성향의 일본 산케이신문은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욱일기의 반입을 금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11일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 앞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명의의 서한을 보내 도쿄올림픽조직위의 욱일기 허용 입장에 대한 깊은 실망과 우려를 표명하며, 욱일기 사용의 부당성을 설명하고 사용 금지 조치를 요청했다.
서한은 "욱일기가 19세기 말부터 태평양전쟁을 비롯한 일본 제국주의의 아시아 침략 전쟁에 사용된 일본 군대의 깃발이다. 현재도 일본 내 극우단체들의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 시위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인들에게 나치의 하켄크로이츠가 제2차 세계대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것처럼 욱일기는 당시 일본의 침략을 당했던 한국과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역사적 상처와 고통을 상기시키는 명백한 정치적 상징물임을 지적하고,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도 이미 욱일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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