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16일째 단식농성 중인 김수억(앞줄 왼쪽 네 번째) 기아차비정규직지회장과 단식농성을 지지하는 종교 및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비정규직의 정규직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47일 간 단식을 지속한 김수억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장이 추석인 13일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옮겨졌다.
금속노조 비정규직지회는 "김 지회장이 이날 오후 3시30분께 극심한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며 "팔다리 마비와 두통 등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지회장은 현대·기아차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지난 7월29일부터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 천막을 세우고 단식농성을 이어왔다.
그는 몸무게가 20㎏ 이상 감소하는 등 건강 이상 증세를 보여 단식 중단 권고가 이어졌지만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직접고용 명령을 확인하기 전까지 멈추지 않겠다"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 측은 "단식 40일을 지나며 김 지회장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됐고 급기야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오늘도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했지만 동료들의 설득 끝에 병원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부터 무기한 동조단식에 돌입한 김남규 기아차비정규규직지회 조직실장 등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간부 6명이 이날 김 지회장에게 "우리가 싸움을 끝까지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금속노조는 "2010년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난 후 법원에서 현대기아차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인정한 판결이 11번"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불법 파견이나 위장도급 판정 시 즉시 직접고용을 제도화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는 대기업에 직접고용 명령을 내려 전국의 사내하청 노동자 300만명이 노동부에 불법파견 진정을 넣는 것 만으로 정규직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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