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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사람들 90% 정도는 조국을 지지하지"

"우리 동네 사람들 90% 정도는 조국을 지지하지"
조국 법무부장관이 14일 부산추모공원에 안치된 고(故) 김홍영 전 검사의 묘비를 찾아 참배한 뒤 검찰개혁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9.14 /뉴스1 © News1 박세진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전원 기자 = "우리 동네 사람들 90% 정도는 조국을 지지하지."

추석 연휴 기간 문재인 정부 최대 지지기반인 광주·전남 지역의 최대 화두는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이었다.

취재진이 만난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조국 장관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일부는 해명되지 않은 의혹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밥그릇 챙기기,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추석 당일인 13일 전남 장흥군의 한 마을. 마을 노래자랑 대회를 준비하던 주민들은 삼삼오오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주민들에게 다가가 추석 인사를 건네며 넌지시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해 물었다. 주민들은 별다른 경계심 없이 스스럼 없이 대답했다.

마을 주민 이모씨(69·여)는 "동네 사람들 대부분이 조국 장관을 지지한다"고 했다.

"여그(전라도)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했응께 조국 장관도 잘되았으믄 허제라. 딸 입시 문제야 부모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 돈 있는 사람들이고 없는 사람이고 자식 잘 되라고 하는 맘은 다 똑같은 거 아니겄소."

옆에 있던 박모씨(76)도 거들었다.

"몇 년 전에 내가 이장할 때도 거시기 엄마가 애기 '자원봉사' 점수 필요하다고 도장 좀 찍어달라고 부탁합디다. 도장 맘대로 찍어줄 수 없다고 거절하긴 했는디, 애 키우는 부모 입장이야 다 거기서 거기제라."

일부 주민들은 조국 장관 가족의 10억원 사모펀드 등 풀리지 않은 의혹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전남 나주 봉황면에서 만난 홍모씨(46)는 "조국 후보가 장관에 임명됐으나 펀드에 10억원 넣어놓고 몰랐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왕 장관에 임명됐으니 검찰 개혁을 잘 하길 바라지만, 의혹은 확실히 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하면서 밥그릇 지키려고 문재인 정부에 반기를 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홍씨는 "지금 보면 검찰의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며 "청문회도 열리지 않았는데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하며 수사한 것은 검찰이 무언가 의도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 연루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소환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얼마나 조사를 잘 하는지를 보면 밥그릇 지키기 싸움인지, 검찰 역할에 충실한 건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현역 국회의원 109명을 포함해 121명이 고발됐다. 경찰은 지난 5∼9월 패스트트랙 수사를 진행하면서 의원 98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민주당 의원 30명과 정의당 의원 3명이 경찰에 출석했고 한국당 의원 59명은 아무도 출석하지 않았다. 한국당 의원 가운데 31명은 경찰의 3차례 소환요구에 불응했다.

광주에서 만난 시민들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14일 광주에서 만난 윤모씨(46)는 검찰의 행태를 지적했다. 윤씨는 "언론이 100만건 넘게 조국 뉴스를 쏟아냈고 검찰이 수십군데 압수수색을 하며 탈탈 털었는데도 나온 게 딸 표창장 하나다"며 "검찰이 가진 권력을 내려놓지 않으려고 문재인 정부에 반기를 든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울에서 고향을 찾아 내려왔다는 나모씨(40)는 "조국 장관이 펀드 등에 대해 몰랐다고는 하지만 도의적인 책임이 있는 것 같다"며 "일단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했으니 검찰의 수사 상황과 조국이 일하는 내용을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검찰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따라 사람들의 생각이 다를 것 같다"며 "만약 조국 장관 본인이 개입을 하지 않았더라도 문제가 있다면 검찰 개혁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우려했다.

연일 계속되는 언론의 의혹 제기에 피로감과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도 있었다.

이날 오후 전남 화순군 이양면에서 만난 양모씨(44)는 "어지간히 좀 했으면 한다. 하루 종일 뉴스가 조국 얘기라 징글징글하다"며 "언론이 왜 이렇게 조국 문제만 다루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유한국장 장제원 아들 음주 사고도 있고 나경원 아들 의혹도 있는데 기자들이 왜 그런 건 안 다루느냐"며 "장제원 아들, 스무살 짜리가 3억짜리 벤츠 리스하고 합의금 3500만원 줬다는데 말이 되느냐. 부모 돈으로 한 것 아니겠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광주전남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70% 안팎으로 여전히 높다.
전국적으로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은 '찬성'이 50%를 넘는다.

임모씨(59)는 "조국 장관 임명 이후 찬반 여론이 바뀌는 것 같다"며 "언론의 돌팔매질에 편승해 손가락질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정치검찰에 대한 반감을 갖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모씨(54·여)는 "조국 사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검찰 개혁을 위해서는 필요하다"며 "그동안 검찰이 얼마나 많은 권력을 가지고 남용했는지 알 수 있지 않느냐. 개혁의 필요성이 있는 만큼 조국이 그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