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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 실마리 잡았지만…'미제 사건' 268건 더 있다

'화성 연쇄살인' 실마리 잡았지만…'미제 사건' 268건 더 있다
화성 연쇄살인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의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지목되면서 33년 간 남아 있던 장기 미제사건 진실 규명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에는 여전히 270여건에 달하는 미제 살인사건이 남아있다. 경찰은 일선 지방경찰청에 전담팀을 구성해 사건 해결에 나서고 있다.

■미제 살인사건, 서울 59건 최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각 지방경찰청의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에서 수사 중인 미제 살인사건은 총 268건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9건으로 가장 많으며, 경기남부(38건), 부산(26건) 등의 순이다.

특히 살인사건은 지난 2015년부터 이른바 '태완이법'으로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완전히 폐지되면서 범행 시점과 관계 없이 수사가 가능해졌다.

경찰은 이 때문에 사건 발생 후 5년 간 피의자를 검거하지 못한 살인사건을 각 지방청의 중요미제사건 수사팀에 인계해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국 17개 지방경찰청 총 73명으로 구성된 미제전담수사팀은 이들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2011년부터 각 지방경찰청에 미제살인사건 전담팀을 신설했다.

공소시효가 폐지된 미제 살인사건의 경우 사건 기록과 증거물을 각 지방청 전담팀에서 집중 관리하고 있다. 또 수사사항을 분석·연구하고 DNA(유전자)와 지장문 등을 주기적으로 감정하며 미제 사건 수사에 전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담팀은 살인사건 뿐 아니라, 강도·강간 등의 미제 강력사건 총 52건(여죄 포함 139건)에서 79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다.

■"중요 미제사건, 끝까지 추적"
2001년 용인 전원주택에 침입해 잠을 자던 부인을 살해한 '용인 교수부인 살인사건', 1998년 전셋집을 알아보러 피해자 집에 방문해 강간 후 목졸라 살해한 2002년 '노원 가정주부 강간살인사건', 호프집 여주인을 둔기로 살해한 '구로 호프집 여주인 살인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요 강력범죄를 끝까지 추적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미제사건 전담팀을 운영 중"이라며 "살인·강도·강간 등 미제 강력사건 해결에도 가시적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화성 연쇄살인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부녀자 10명이 차례료 강간·살해된 사건이다. 연인원 200만명이 넘는 경찰력이 투입됐고, 용의자와 참고인으로 2만명이 넘게 조사를 받았지만 사건 해결은 되지 않았다.

마지막 피해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2006년 만료되면서 화성 연쇄살인은 영구 미제로 남아, '최악의 미제 사건'으로 꼽혀 왔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