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검찰 조사에서 자녀들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받는 혐의나 의혹에 대해 추궁받는 흔치 않은 일이 발생했다.
검찰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들을 상대로 조 장관이 자녀의 인턴활동증명서 허위 발급과 사모펀드 운용에 개입한 의혹을, 딸에게는 어머니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표창장 조작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이런 와중에 정 교수는 자녀들에 대한 잇따른 소환조사를 두고 "아들의 자존감이 무너져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고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자녀에게 인턴증명서 등 의혹 추궁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전날 조 장관의 아들 조씨를 불러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와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 발급 경위, 연세대 대학원 입시 과정에서 활용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조 장관이 개입한 의혹에 대해 고강도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부친인 조 장관이 서울대 교수 시절 같은 대학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허위로 받은 인턴활동증명서를 대학원 진학에 제출한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장관은 서울대 법대 교수로 근무했고 인권법센터 소속이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 장관 자택을 비롯해 조씨가 지원 때 이 증명서를 제출한 아주대·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지난 20일에는 조씨가 인턴을 했을 당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이었던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을 불러 조사했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지난 16일에 이어 22일에도 조 장관의 딸을 소환해 위조된 인턴증명서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 입시에 활용한 혐의를 두고 추가 조사를 벌였다.
특히 검찰은 딸을 상대로 본인의 인턴증명서와 표창장을 모친인 정 교수가 조작했는지 등을 심도 있게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검찰은 정 교수가 사무실에서 사용한 컴퓨터에서 아들이 동양대에서 받은 표창장 스캔 파일과 이 파일의 일부를 잘라낸 그림 파일, 딸 표창장 내용이 담긴 한글 파일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딸의 표창장 내용을 작성한 뒤 아들의 표창장에서 잘라낸 총장 이름과 직인이 담긴 그림 파일을 붙여 위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 교수는 지난 6일 딸의 대학원 진학을 위해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바 있다.
정 교수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아들이 어제 아침 10시부터 새벽 2시 넘어까지 근 16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 3시쯤 귀가했다"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이어 "오늘 처음 느낀 게 제가 참 '나쁜' 놈으로 살았다는 거예요. 조서를 읽어 보면 저는 그런 놈이 되어 있네요"라는 조씨의 말을 인용하며 "아이의 자존감이 여지없이 무너졌나보다.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어제가 딸아이의 생일이었는데 아들이 소환되는 바람에 전 가족이 둘러앉아 밥 한끼를 못 먹었다"고 하소연했다.
■尹 "절차에 따라 수사 진행"
이밖에 검찰은 이날 조 장관 가족이 출자한 사모펀드와 관련된 업체 익성의 이모 대표와 사내이사를 지낸 김모씨 등을 소환했다.
익성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운용한 다른 사모펀드 투자를 받은 업체로서, 익성을 상장시키기 위해 코링크PE가 설립된 의혹이 제기됐다.
한편 윤 총장은 이날 오전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29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에 참석했다. 조 장관 관련 의혹 수사를 시작한 후 첫 외부 일정을 가진 것이다.
윤 총장은 행사 참석 전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한 질문에 "수사는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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