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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부터 노년까지 '서초동 촛불'…"檢, 조국이 두렵나"

나이·성별·주거지 제각각이지만 '검찰개혁' 한뜻 10대 소년도 70대 노인도 "검찰, 바뀌어야 한다" "검찰 꼴 기가 막혀 나와…공수처 설치 동의한다" 오후 7시30분 기준 주최 측 추산 100만명 참석

10대부터 노년까지 '서초동 촛불'…"檢, 조국이 두렵나"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범국민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제7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2019.09.28
【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검찰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이 있을 때 꼭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해요."

부산 사하구에서 부모님과 함께 상경한 A군(16). 28일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조용하면서도 다부지게 답했다.

A군은 "조 장관이 장관직을 맡은 뒤에 검찰들이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해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며 "세월호 (참사) 때도, (국정농단) 촛불집회 때도 부모님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제7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는 나이도 성별도 고향도 다른 이들이 한데 모여 '검찰개혁'과 '조국 수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오후 7시30분 기준 주최측 추산 100만명이 참석했다.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아이들과 청소년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시민들이 '검찰개혁'을 매개로 어우러졌다.

참가자들은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의 부당함, 검찰에 대한 불신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조 장관에 대한 수사를 지켜보면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A군과 50살 이상 차이나는 임운택(71)씨는 경기 안산에서 왔다. 그는 오전 10시에 집을 나서 서울 남대문시장에 들러 팻말까지 사왔다.

임씨는 "그동안 특권을 누린 보수집단들이 되려 조 장관과 문재인 정권에 공격을 가하고 있는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라며 "수사가 정당해야 하는데, 검찰들이 윤석열 총장을 등에 업고 국가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주에서 올라온 나호찬(62)씨는 "검찰이 억지로 수사를 밀어붙이고 있고, 언론과 연합해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며 "검찰은 국민의 눈치를 보고 국민 아래에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중년 참가자들도 의견도 비슷했다.

서울 역삼동에 살고 있는 김용호(51)씨는 아내와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조 장관에 대한 수사는 일반인이 아니기에 다소 엄격히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쳤다"며 "여자 2명 있는 집에 들어가서 11시간 동안 (압수수색) 수사하며 자장면(한식)을 먹었다고 한다. 조국 수사는 검찰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10대부터 노년까지 '서초동 촛불'…"檢, 조국이 두렵나"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진행 예정인 7차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하고 있다. 2019.09.28. 20hwan@newsis.com
이영애(47)씨는 "김학의, 양승태부터 이명박, 박근혜까지 중범죄를 저지른 이들에 대해 한 번이라도 지금같은 인력을 갖고 수사를 한 적이 있었나. 자유한국당 출신 중에 검찰 출신이 많은데, 정권을 뺏기 위해 모종의 협력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청년 참가자들은 조 장관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검찰개혁을 두려워한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춘천에서 온 신석진(27)씨는 "조 장관의 죄를 떠나 인권유린식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공수처 설치에 동의하며, 조 장관이 검찰개혁에서 일정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원 윤모(29)씨는 "검찰 꼴이 기가막혀서 나오게 됐다"며 "검찰의 지나친 수사를 이해할 수가 없다. 검찰은 조 장관이 검찰개혁하는 것을 아주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장관에게 응원의 뜻을 전하고 싶다는 참가자들도 많았다. 그중 으뜸은 집회 참석을 위해 일본 오사카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오언주(48)씨였다.

"회사에 폐를 끼쳐가면서 오게 됐다"는 오씨는 "일본이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이것을 어떻게 반박해야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조 장관이 여러 반박 논리를 올려줬고 조 장관을 존경하게 됐다.
이렇게 고생하고 있다고 해서 갑자기 비행기표를 끊고서라도 왔다"고 밝혔다.

오씨는 "여러 의혹이 있지만 일단은 열심히 법무부 장관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면서 "검찰의 조국 수사는 조 장관 힘을 빼놓으려는 행태라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오씨는 29일 오후 비행기를 타고 오사카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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