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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EU 무역통상대표, 美에 보복 관세 자제 촉구

유럽연합(EU) 고위 통상 관계자가 미국이 항공기 보조금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산 수입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AP통신과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필 호건 EU 농업농촌개발담당 집행위원은 “양측 경제에 타격만 입히는 맞대응식 무역전쟁 보다 협상할 것을 미국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EU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각각 25%, 10% 부과하면서 양측간 무역전쟁이 촉발됐다.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EU도 미국산 철강과 농산물 등 수입제품 28억유로(약 30억달러)에 관세를 부과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 부과를 할 수 있다고 위협해왔다.

미국과 유럽은 지난해 여름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해 무역 장벽 제거에 노력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단 휴전에 들어갔다.

11월부터 EU 통상담당집행위원직을 맡을 것이 유력한 호건은 트럼프 행정부가 광범위한 무역 문제를 놓고 협상에 소극적이라며 자신은 미국과 분쟁을 조속히 해결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또 항공기와 관련된 미국과의 분쟁 해결에도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세계무역기구(WTO)는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에 대한 EU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미국의 손을 들어줬으며 곧 관세 부과도 허용할 것으로 예상돼 더 미·EU 무역전쟁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미국은 유럽 정부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이 문제를 놓고 15년간 EU와 분쟁을 벌여왔다. 미국 정부는 유럽산 제품에 100% 관세까지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해왔으나 연간 75억~80억달러까지는 매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유럽산 항공기 및 부품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와 식료품, 음료, 의류, 금속, 보석제조용 장비 등 관세 대상 품목을 이미 지정해놓고 있다.

EU도 보잉이 미국 정부로부터 불법 재정 지원을 받았다며 WTO에 제소했으며 결과는 9개월후에 나올 예정이다.

호건은 또 WTO의 개혁을 위해 미국 정부가 유럽과 협력할 것도 촉구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