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장충식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가 결국, 모방범죄인 8차 사건을 제외하고 나머지 9건의 화성사건의 범인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특히 화성사건 이전부터 범죄를 저질러왔으며, 화성 일대에서만 추가 3건, 이씨가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 처제를 살해하기 전까지 2건 등 살인사건만 모두 14건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자백했다.
또 30여건의 강간과 강간미수 범행도 저지른 것으로 자백하면서, 경찰은 현재 이씨의 자백에 대한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과 추가 범행과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반기수 수사2부장은 수사 브리핑을 통해 경찰은 지금까지 9차례에 걸쳐 부산교도소에서 이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해 전날인 지난 1일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라포르'(신뢰관계)가 형성된 상황에서 이 씨가 지난주부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임의로 자백하기 시작했다"며 "본인이 살인은 몇건, 강간은 몇건이라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경찰의 1차 대면조사부터 줄곧 혐의를 부인해 오다 지난주부터 자백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초기 화성사건의 5, 7, 9차 사건의 증거물에서 이씨의 DNA가 발견되면서 33년여만에 용의자가 특정된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최근 4차 사건 증거물에 대한 DNA 검사에서도 이씨의 DNA가 발견됐다.
또 7차 사건 과정에서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당시 버스 안내양 버스안내양 A씨가 "이씨가 범인이 맞다"고 진술한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당시 경찰이 이씨의 몽타주를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도 한 A씨는 법최면 전문가 2명을 동원한 최근 경찰의 이 사건 목격자 조사에서 이씨의 사진을 보고선 "기억 속의 범인이 이 사람이 맞다"고 진술했다.
이를 위해 경찰은 전국 경찰청·경찰서에서 선정한 프로파일러 6명과 경기남부청 소속 3명 등 모두 9명의 프로파일러를 동원해 이씨 대면조사에 투입했다.
경찰은 이씨가 자백한 모든 범행이 그가 군대에서 전역한 1986년 1월부터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검거된 1994년 1월까지 8년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재 3차 사건의 증거물에 대한 DNA 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상태이다.
반기수 2부장은 "현재 자백내용에 대한 수사기록 검토, 관련자 수사 등으로 자백의 임의성, 신빙성, 객관성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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