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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장마에 잇단 태풍…제주도, 피해농가 ‘재난수준’ 지원

태풍 링링·타파·미탁에 피해 속출…특별 지원 대책 시행
휴경보상·무이자 융자·지방세 감면·농약대 지원 등 나서 

가을장마에 잇단 태풍…제주도, 피해농가 ‘재난수준’ 지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달 30일 국지성 우박이 쏟아져 피해를 본 제주시 구좌읍지역 당근밭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특별자치도는 사상 유례가 없는 가을장마와 우박·돌풍·폭우를 동반한 3차례의 잇단 태풍(링링·타파·미탁)으로 큰 피해를 본 농민들이 상실감을 극복하고 하루바삐 재기할 수 있도록 특별지원대책을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안동우 정무부지사는 이날 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가능한 모든 예산을 동원해 태풍피해 농가들에게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재해지원금과 농약대 지원, 무이자 융자, 지방세 감면 등 재난수준의 선제적 지원에 나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우선 침수 피해에 대해 농작물 별로 1㏊당 100만~200만원의 농약대 지원에 나섰다. 또 폐작된 농지는 1㏊당 150만~550만원까지 작물 별로 재해지원금을 지원한다.

농약대는 일반 밭작물 100만원, 채소류 200만원이며 대파대(폐작)는 일반 밭작물 150만원, 채소류 250만원, 더덕 550만원이다.

이와 함께 내년 봄까지 작물을 심지 않는 휴경 보상에 대해선 당초 월동무·당근·감자·양배추 4개 품목에서 전 품목을 대상으로 확대해 희망하는 농가에 특별지원금을 주기로 했다.

휴경보상금 단가는 1㏊ 당 ▷당근 3600원 ▷양배추 3700원 ▷감자 4800원 ▷월동무 3100원 ▷콩 1300원 ▷마늘 8600원 ▷쪽파 7600원 등이다.

제주도는 또 생육 중인 감귤 등 작물 보호를 위해 붕괴 또는 파손된 하우스시설의 긴급 복구를 위해 예비비 3억원을 지원하고, 철거 작업에 군 장병의 협조를 받기로 했다.

피해 농가에 대해서는 최대 1억원의 무이자 융자가 이뤄진다.

제주도는 아울러 농림축산부·농협과 협조해 1120억원의 재원을 편성하고, 폐작된 농경지에 대해 농가당 최대 1억원을 2년 동안 무이자로 융자해 주기로 했다.

또 침수 피해로 농약대를 신청한 농가에 대해서는 재난지원금 외에 지역농어촌진흥기금 2000억원(이율 0.9%)을 투입하여 1㏊당 1000만~2000만원 등 농가당 1억원까지 최대 2년 동안 특별 융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가을장마에 잇단 태풍…제주도, 피해농가 ‘재난수준’ 지원
4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안동우 정무부지사가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특별지원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이 외에도 당근·감자·양배추·월동무·콩·메밀 등 재해보험에 가입된 작물이 폐작 수준의 피해를 입은 경우 보험사에서 보상평가를 거쳐 재해보험금(경작불능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금은 1㏊ 당 ▷당근 9108원 ▷양배추 5640원 ▷감자 1만1184원 ▷월동무 5148원 ▷콩 3456원 등이다.

집중호우와 우박·돌풍 등으로 농작물이 폐작됐거나 하우스가 붕괴된 농가에서 대해서는 2019년도분 토지분 재산세를 전액 감면해 주기로 했다.

농가들이 월동채소를 파종하면서 지역농협에서 비료·농약·종자·농자재·유류 등 외상구입 한 자금 1400억원에 대해서도 상환기일을 1회 연장해 경영 안정을 도모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아울러 침수 피해를 입은 작물의 조기 회복에 필요한 농약과 비료·영양제에 대해 10~50%까지 할인해주기로 했다.

제주도는 10월 13일까지 태풍 ‘미탁’과 돌풍, 우박 등 농작물 피해를 읍·면·동사무소에서 접수한 후 10월 22일까지 현장 조사를 벌여 신속한 복구와 농가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최근 가을장마와 잇단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제주시 구좌읍·애월읍·한경면과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을 찾아 “농민들이 영농의욕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행정이 최대한 지원 하겠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도 마련되겠지만, 이에 앞서 제주도가 가능한 모든 예산을 동원해 피해 농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