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위 전문 상근위원 신설..실평위와도 상충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본부의 옥상옥(屋上屋)이 만들어진다. 신설되는 기금운용위원회 전문 상근위원이 주인공이다. 기금위의 전문성을 높이자는 취지지만, 기금위에 배석하고 의견까지 낼 수 있는 위치여서 기금운용본부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기금운용본부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장벽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당초 기금위를 보좌하는 실무평가위원회와 상충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3인이 기금위 의결 사항 명확히 규정키로
11일 국민연금 기금위에는 기금위 위원이 아닌 전문가를 상근 전문위원으로 임용하는 안이 보고됐다. 사용자, 노동자, 지역가입자 단체에서 복수후보를 추천하면, 단체 유형별로 각 1명씩 기금위 위원장이 임명하는 방안이다.
후보요건으로 당초안은 금융, 경제, 자산운용, 법률, 사회복지 등 경력 3년 이상이지만 수정안은 5년 이상이다. 민간신분은 유지하는 방식이다. 전문성 및 상근에 필요한 적정수준으로 보수도 지급키로 했다.
이들은 기금위의 안건을 구체화, 기금운용 정책수립, 기금운용본부 감독 등 기금위의 의결사항을 명확히 규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투자기준, 자산배분 등 투자전략 및 기금운용 성과평가 등에 대해서다.
다만 이들은 기금위 위원들처럼 의결권은 없다. 기금위 회의시 배석 및 안건 논의에 참여하는 수준이다. 복지부 산하라는 점도 정부 입장을 대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다.
앞서 기금운용위원회 개선 초안에서는 현행 기금위 위원 중 자격요건을 갖춘 위원을 가입자 대표 위원으로 위촉키로 했다. 하지만 자격요건에 대한 시민단체의 반발과 기금위 위원과 비 상근위원간 정보 비대칭 등을 이유로 기금위 위원이 아닌 전문가 3명을 상근 전문위원으로 두기로 했다.
다만 반쪽짜리 논란은 여전하다. 기금위 위원에 자격요건을 적용하는 안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반대가 거세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표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다. 이에 기금위 위원은 현행을 유지하고, 전문 상근위원을 신설하는 미완성 개선안으로 남게됐다.
■소위원회 대신 전문위는 강화..해외 투자 예치금 3억→6억달러
전문위원회는 강화된다. 소위원회 대신 전문위원회로 법제화하기로 해서다. 전문위원회에 기금위 위원 일부가 참여하는 방식이다. 상근 전문위원 각 1명이 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나머지 2명은 전문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다.
투자정책, 위험관리, 성과평가 관련 기금위 상근전문위원 위원 3명, 가입자 대표 각 1명 총 기금위 위원 3명, 외부전문가 3명이 참여한다. 전문위원회에 참여하는 기금위 위원은 가입자단체간 협의 후 결정키로 했다. 수탁자책임 관련은 기금위 상근전문위원 3명, 외부전문가 6명이 참여한다.
외부전문가의 자격 기준은 상근 전문위원과 동일한 경력 5년 이상 기준이다. 전문가는 인력 풀을 구성 후 안건에 따라 활용을 검토키로 했다. 상근 전문위원을 전담 보좌하기 위한 민간 전문가 중심 지원 인력도 확충키로 했다.
국민연금법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위와 이를 보좌하는 실무평가위원회(실평위)의 구성과 기능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금위는 위원장인 복지부 장관, 당연직 위원인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 차관 5인, 연금 가입자를 대표하는 위촉위원 14인을 합쳐 총 20인으로 구성돼 있다. 위촉위원은 사용자단체 추천 3인, 노조 추천 3인, 지역가입자 단체(자영업, 농어업, 시민단체) 추천 6인, 전문기관 2인으로 구성된다.
이번 안과 관련 이달 내 공청회를 열고,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확정키로 했다.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과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도 11월 초에 확정할 방침이다. 재적위원 3분 1 이상 동의시 기금위 안건 부의권한도 기금위 위원에게 부여키로 했다.
한편, 국민연금기금의 해외투자 예치금은 3억달러에서 6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현재 해외투자 규모가 30%에 달해 사고가 터지면 10조원 단위로 문제가 될 수 있어 대응 차원이다. 수수료 문제도 한몫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예치금을 12억달러까지 늘려야 하지만, 달러 매입이 필요한 만큼 외환시장 충격을 고려해 6억달러 선으로 마무리 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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