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명성산 억새꽃. 사진제공=포천시
[포천=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푸른빛이 감도는 하늘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은빛 억새의 물결은 가을 정취를 대표한다. 사실 출렁이는 은빛 물결 속을 거닐다 보면 내가 억새인지 억새가 나인지 헷갈릴 정도로 물아일체가 밀려든다. 노자가 말한 호접몽을 경험하는 순간이다. 가을만이 빚어내는 은빛 물결 속으로 온몸을 던져보고 싶은 이가 있다면 꼭 한 번 들러봐야 하는 곳이 있다. ‘한국의 억새 감상 1번지’로 불리는 포천 명성산이 바로 그곳이다.
1950년대 화전민이 산에 불을 내 밭을 일궈 삶을 이어가던 생존의 터전에 자리 잡은 억새는 매년 이맘때면 은빛 향연을 뽐낸다. 단풍을 품고 있는 비선폭포와 등룡폭포를 거쳐 2시간 정도 걷다보면 명성산 억새 군락지에 닿는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밭을 보고 있자면 힘들게 오른 기억은 어느새 사라지고 익어가는 가을에 푹 빠져들고 만다.
산정호수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병풍과 같은 웅장한 명성산을 중심으로 호수 양 옆에 망봉산과 망무봉을 끼고 있는 호수다.
‘산속의 우물과 같은 맑은 호수’라 해서 산정호수라 불리고 있으며, 1925년 농업용수로 이용하기 위해 축조된 저수지인데, 주변 경관이 수려해 연간 1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호수를 한 바퀴 감싸고 있는 산정호수 둘레길은 수변데크길, 송림이 울창한 숲길, 붉은빛 적송 아래 조성된 데크, 조각공원 등 약 3.2km에 이르는 평탄한 길로 조성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고, 걷는 내내 호수가 시선에서 사라지지 않아 산정호수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10월, 전국 곳곳이 가을의 빛으로 물들어 가는 요즘 가을 감성 제대로 뽐내는 수도권 산정호수-명성산 억새를 찾아 주말 나들이를 떠나 보면 어떨까? 힐링 여행, 결코 멀리 있지 많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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