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일본 미에현 구마노 해변에 제19호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거센 파도가 방파제를 덮치는 모습을 한 남성이 스쿠터에 앉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예상대로 우리나라에는 강풍 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태풍 경로와 인접한 제주, 남해안 지역, 강원 영동에는 강풍특포가 발효됐다. 반면 하기비스가 근접해 지나가는 일본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기상청은 12일 중국 북동지방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서울, 경기도와 충청도, 전라도는 맑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도, 경상도, 제주도는 가끔 구름이 많은 가운데 동풍의 영향으로 강원 영동과 경상 동해안이 흐릴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도에는 아침 한때 비가 왔다. 예상 강우량은 강원 산지 5~30mm, 강원동해안과 경북동해안, 경북북동산지와 제주도산지는 5mm 내외일 것으로 예상된다.
동해상의 경우 강풍으로 인해 물결이 4~7m로 높게 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조업하는 선박에 주의가 요구된다.
다만 하기비스의 경로와 겹치는 일본 열도는 비상 사태에 빠졌다. 하기비스가 올 해 최강의 태평인데다 수도인 도쿄를 지날 것으로 예보됐기 때문이다. 도쿄 뿐만 아니라 후쿠시마를 포함한 동부 해안가를 지날 것으로 예상돼 자칫 큰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하기비스는 태평양에서 도쿄 남서쪽 방향을 향해 시속 약 20km의 속도로 북상 중이다. 순간 최대 풍속은 65m에 달한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의 강도를 풍혹에 따라 '강한'(최대 초속 33~44m), '상당히 강한'(최대 초속 44~54m), '맹렬한'(최대 초속 54m 이상)으로 구분한다. 하기비스는 최고 강도를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다. 일본 기상청은 관련 통계가 있는 1991년 이후 '상당히 강한' 세력의 태풍이 온 것은 세 번째며, 하기비스가 네 번째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전 세 번의 태풍은 모두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를 낳았다.
기상청은 9일 일찌감치 기자회견을 열고 하기비스가 작년 9월 간사이 지방을 초토화한 '제비'나 지난달 지바(千葉)에 큰 피해를 준 15호 태풍 '파사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날 오후 3시경 도쿄 남서쪽 270km 해상에 도달, 방향을 북동쪽으로 틀어 후쿠시마 등 일본 동부 해안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기비스는 13일 오전 3시에 일본을 빠져나가 태평양으로 향한 뒤 소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일본 기상청은 최근 하기비스가 1200명의 희생자를 낸 1958년 태풍 '아이다'와 맞먹는 위력일 것이라고 경고하며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일부 지역 마트에서는 물과 음식, 방재용품 등이 동나는 등 국민들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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