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대 주민 불안한 밤
도쿄 타마강 등 범람
460만명 피난 지시,권고
12일 일본 도쿄 오타구. 소방대원이 태풍으로 침수된 도로를 순찰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초강력 태풍 '하기비스(19호)'가 도쿄와 수도권 전역을 강타했다.
일본 기상청은 12일 오후 도쿄와 군마·사이타마·가나가와·야마나시·시즈오카현 등 7개 광역지자체에 호우 경보중 최고 등급인 '호우특별경보'를 내린 데 이어 이날 오후 7시50분에 추가로 5개 현에 대해 '호우특별경보'를 발령했다. 추가된 지역은 이바라키·도치기·니가타·후쿠시마·미야기 등 5개 현이다. 사실상 일본 간토(관동)지역 전역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것이다.
태풍 하기비스 상륙전 이미 침수된 주거지. 12일 일본 중부 미에현. 로이터 뉴스1
일본 기상청은 기자회견을 열어 "산사태와 침수로 인해 재해 가능성이 매우 높고, 즉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는 경계 레벨 5(호우특보)에 해당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상청의)특별경보 지정 발표를 기다리지 말고, 지역의 피난 권고에 따라 경계레벨 4에도 즉시 긴급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태풍 하기비스는 이날 오후 7시께 이즈반도에 상륙한데 이어 오후 9시 가나가와현을 거쳐 도쿄로 진격했다.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이미 이날 오후 7시까지 가나가와현 온천마을인 하코네마치에 950㎜, 시즈오카현 이즈시 이치야마에 750㎜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폭우로 미에현, 군마현, 가나가와현, 시즈오카현, 사이타마현에 하천 범람 경고가 잇따랐다. 밤 11시께엔 도쿄 세타가야구 타마강에서 범람이 발생했다. 도쿄에서도 고토구 등 지대가 낮은 지역 주민들은 불안한 밤을 보냈다.
NHK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사망 2명·실종 6명· 부상 78명 등(오후 10시 기준)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또 가나가와·지바·시즈오카현 등에서 약 21만4500가구(오후 8시30분 현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앞서 이날 낮 도쿄와 지바·가나가와현 등 11개 광역지자체에서 최소 200만 가구, 약 460만명에 대해 피난 지시·권고가 나왔다.
이어 오후 9시를 기점으로 일본 전역의 81만3000세대·165만9000명에 대해 즉시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태풍 하기비스(오후 9시 기준)는 북북동쪽을 향해 시속 35km로 이동 중이다. 중심 기압은 960hPa, 중심 부근 풍속 초속 40m, 최대 순간풍속 초속 55m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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