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물 속에서만 사는 것으로 알려진 미세조류가 땅 위에서도 서식하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이옥민 경기대 교수팀과 함께 지난해부터 진행한 '자생 조류 조사·발굴 연구사업'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미세조류는 물 속에서 사는 생물 중 엽록소를 갖고 있어 광합성을 하는 단세포를 말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인 남조류나 녹조류가이에 해당된다.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려워 현미경을 이용해야만 관찰이 가능하다.
그러나 공기 중에 노출돼 수분 공급이 극도로 제한된 '기중'(氣中) 환경에서도 서식하는 미세조류가 있었다.
바로 스티코코쿠스 2종과 윌모티아 머레이, 시아노파논 미라빌, 시아노살시나 크루코이데스 등 국내 미기록 6종(남조류 4종·녹조류 2종)을 포함해 총 18종(남조류 14종·녹조류 4종)이다.
남조류는 벽돌담과 보도블록의 사이에서, 녹조류는 토양과 인접한 나무나 바위 표명에서 각각 주로 관찰됐다.
종별로 보면 스티코코쿠스 2종은 그간 국내에서는 발견되지 않아 기록 또는 보고되지 않은 생물종인 '미기록종' 녹조류로, 원통형이면서 길이가 다양한 세포 형태였다. 폭은 평균 4㎛ 이하로 작았다.
윌모티아 머레이와 시아노파논 미라빌, 시아노살시나 크루코이데스, 톨리포트릭스 카리노애 등 4종은 국내에서 처음 보고되는 남조류다.
생물자원관은 국내 미기록종의 각 종별로 환경생물학회지에 게재했거나 게재할 예정이다. 기중 서식지의 시료를 추가 확보해 분류학적 연구도 진행한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미세조류 대부분은 기중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는다"면서 "이번에 확인된 기중 조류의 경우 매우 건조한 환경에 잘 적응하게끔 세포 형태가 변화해 있었고 수계 환경을 되돌렸을 때 본래의 형태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