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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낼 돈으로 '호화·사치'.. 연예인·유튜버 '탈세 백태'

국세청, 고소득 122명 세무조사

과세당국이 고소득사업자 122명을 대상으로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연예인, 인기 유튜버 등의 탈세 여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준오 국세청 조사국장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일부 고소득 사업자들의 탈세는 신종 사업분야로 확산되고 있으며 세금부담 없이 과시적 호화·사치 생활을 하는 등 성실하게 납세하는 국민에게 허탈감을 주고 있다"고 조사에 착수한 배경을 설명했다.

국세청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마켓, 인플루언서(SNS 유명인) 등 일부 신종사업자들이 기존 과세 인프라로는 포착이 어려운 빈틈을 악용, 탈세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세법상 허점을 이용하거나 과세망을 피하기 위해 대형로펌·회계법인과 같은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등 지능적이고 계획적인 탈세수법을 동원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신고소득으론 재산형성 과정이 설명되지 않는 호화·사치 생활자도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국장은 "이들에게 부과한 세금이 실제 징수될 수 있도록 조사단계별로 조세채권 확보방안을 병행해 세무조사의 실효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유명 연예인은 해외 이벤트회사로부터 직접 송금받은 공연 수입액의 신고를 누락하고 고가승용차 리스료, 고급호텔 거주비용, 해외 여행경비 등 사적비용을 법인 이름으로 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SNS마켓 대표도 해외 오픈마켓에서 판매한 수입금액을 신고하지 않고 법인 명의로 고가 아파트를 취득했으며 호텔·면세점 쇼핑도 법인 경비로 처리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호화음식점 사장은 이 음식점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미성년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한 뒤 신고하지 않았다. 또 현금매출을 자신의 계좌로 관리하면서 수입금액을 누락했으며 타인 명의로 다수의 음식점을 운영해 소득을 분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병원 의사는 비보험 수입액을 현금으로 보관하고 배우자 명의로 수백억원의 외화를 취득·양도하는 등 호화·사치 생활을 하다가 과세당국 감시망에 포착됐다.


원단 도매업자는 업체의 외형이 커지자 고의적으로 동일 소재지에 유사한 업종으로 다수의 사업자를 등록하고 수입금액을 분산하는 수법으로 세무조사를 회피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2년 동안 고소득사업자 1789명을 조사해 1조3678억원을 추징하면서 가공의 1인 기획사를 설립해 탈세한 유명 운동선수, 차명계좌로 수입을 빼돌린 연예인, 해외 플랫폼 업체에서 입금된 외화수입금액을 무신고한 1인 방송사업자 등을 처벌했다.

이 국장은 "고소득사업자들의 탈세에 대한 단호한 대처는 성실납세 문화 조성을 위해 필수 조치"라고 밝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