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페 6세 국왕 국빈방한 계기 양국 비즈니스포럼 참석
-기조연설 통해 "협력 확대하면 제조업 혁신 시너지 낼 것"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이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방문 환영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2019.10.23. dahora83@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스페인과 한국은 올해 5G 서비스를 상용화할 정도로 양국 모두 우수한 ICT 기술력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며 4차산업혁명 시대의 양국간 디지털경제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국빈방한 계기로 개최된 '한-스페인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와 같은 5G 기반 핵심서비스 분야에서 더욱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양국 정상의 비즈니스 포럼 공동 참석은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스페인 국빈방문시 개최된 한-스페인 비즈니스 포럼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은 제조업과 ICT 기술을 결합해 생산성을 높이는 '산업연결 4.0 '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한국도 4차산업혁명시대 신산업 육성과 기존 산업의 혁신을 위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같은 비전을 가지고 있는 양국이 공통의 관심 사항을 토대로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면 서로의 제조업 혁신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 달 개최될 '제3차 스페인 산업연결 4.0 컨퍼런스'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 양국의 협력을 더욱 긴밀하게 할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또 △기후변화에 대응한 친환경 에너지 협력 △건설·인프라의 제3국 공동진출 협력의 다변화 등도 제안했다.
이날 행사에는 양국 정상을 비롯해 산업통상부 장관 등 350여명의 두 나라 정부·공공기관 및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한-스페인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왕님,
호세 루이스 보넷 스페인 상공회의소 회장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님,
양국 경제인 여러분,
엔깐따도! (반갑습니다)
국왕님은 새로운 과학기술 발전과
스페인의 경제진흥을 직접 챙기고 계십니다.
오늘 비즈니스 포럼은 국왕님의 격려 덕분에
양국 경제인들의 협력이 더 잘 이뤄질 것 같습니다.
스페인은 세계를 통상의 시대로 이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저력은
5대양 6대주를 넘나드는 오늘의 스페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럽이 바다를 통해 다른 지역으로 나아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했던 나라가 바로 스페인이었습니다.
서쪽으로는 중남미와 혈연·종교·언어로 긴밀하게 이어졌고,
남쪽으로는 북아프리카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와도
'아시아 전략적 비전'을 통해 협력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로서의 스페인은
우리 한국이 꿈꾸는 모습입니다.
한국 또한 반도국이라는 지정학적 강점을 살려
대륙과 해양을 잇고,
그 힘으로 평화와 번영을 이루고자 합니다.
한국의 신북방정책은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협력의 기반을 넓히려는 것이며,
신남방정책은 아세안과 인도, 태평양 연안의 나라들과
공동번영의 협력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스페인과 한국은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관문이자 허브입니다.
공통의 지정학적 강점을 기반으로 협력할 분야가 매우 많습니다.
유라시아 서쪽 끝 스페인과 동쪽 끝 대한민국이
더욱 긴밀히 협력한다면
양국의 공동번영이 보다 빠르게 실현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양국 경제인 여러분,
2011년 한-EU FTA 발효 이후
양국 간 교역은 꾸준히 증가하여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55억 불을 달성했습니다.
올해 9월 현재, 양국이 공동으로 제3국으로 진출한 사업 규모는
130억 불에 육박합니다.
지난해 증편된 양국 간 직항노선은
양국을 더 가깝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7년간 스페인을 방문한 한국인의 수는 약 7배가 늘어
지난해 50만 명을 넘었습니다.
반세기 전,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라스팔마스 섬에서
한국이 원양어업 기지를 열 때, 그곳은 아주 먼 곳이었지만
지금은 바로 옆 테네리페 섬에서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할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한국인들은 오래전부터 스페인을 좋아합니다.
세르반테스, 피카소, 가우디 등 스페인의 예술을 사랑하고,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공존하는 스페인의 모습에 매료되고,
열정적인 스페인의 축구를 부러워합니다.
스페인에서도 지금
K-POP, 한국영화, 한식을 즐기는 국민이 많아지고,
올림픽에서 6개의 메달을 획득했을 정도로
태권도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양국은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으며,
지금보다 앞으로 협력할 것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양국의 상생번영을 위해
세 가지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4차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경제 협력입니다.
스페인과 한국은 올해 5G 서비스를 상용화할 정도로
양국 모두 우수한 ICT 기술력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와 같은 5G 기반 핵심서비스 분야에서
더욱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스페인은 제조업과 ICT 기술을 결합해 생산성을 높이는
'산업연결 4.0 '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4차산업혁명시대 신산업 육성과 기존 산업의 혁신을 위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과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같은 비전을 가지고 있는 양국이
공통의 관심 사항을 토대로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면
서로의 제조업 혁신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달 개최될 '제3차 스페인 산업연결 4.0 컨퍼런스'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합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양국의 협력을 더욱 긴밀하게 할
출발점이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둘째, 기후변화에 대응한 친환경 에너지 협력입니다.
화석 연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일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양국에게 도전이자 기회입니다.
스페인은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205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100%를 목표로 하는
'기후변화 및 에너지 변환 로드맵'을 마련했습니다.
스페인은 이미 태양열발전 세계 1위, 풍력발전 세계 5위,
태양광발전 세계 10위를 기록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입니다.
한국도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빠르게 늘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페인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습니다.
양국 모두 우수한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왔으며,
스페인 기업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했고,
한국 기업 또한 스페인에서
1,000메가와트급 대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중입니다.
향후 양국 기업들 간 교류와 투자가 확대된다면
더 큰 기회의 문이 열릴 것입니다.
셋째, 건설·인프라의 제3국 공동진출 협력의 다변화입니다.
경제성장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건설·인프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사업 발굴, 설계, 시설 운영과 유지 보수에서,
한국은 시공과 금융조달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양국 기업들은 제3국에 공동진출해,
많은 성과를 이뤄가고 있습니다.
양국은 올해 초, 해외 건설 분야에서
중남미, 아시아 지역의 공동진출을 촉진하고
철도, 항공을 비롯한 교통 분야에서
공기업 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스페인과 한국이 건설한 도로와 철도가
세계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되기를 희망하며,
어제 체결한 '무역투자협력 MOU'가
양국 간 민간협력과 투자를 더욱 확대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왕님,
양국 경제인 여러분,
스페인의 작가 발타사르 그라시안은
"친구를 갖는다는 것은
또 하나의 인생을 갖는다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양국은 역사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높은 경제발전과 성숙된 민주주의를 이뤘습니다.
두 나라는 많이 닮았고, 진정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 기후변화, 양극화를 비롯하여
전 세계가 직면한 도전 앞에서도
양국은 서로를 통해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힘을 더하게 될 것입니다.
내년이면 양국 수교 70년이 됩니다.
양국 간 우정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더욱 단단하게 이어질 것이며,
서로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갖게 될 것입니다.
무차스 그라시아스! (대단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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