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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당비 대납’ 의혹에 계파간 공방

비당권파, 선관위에 조사 의뢰
손대표 측 "전혀 근거없는 주장"

사실상 분당 수순에 접어든 바른미래당이 손학규 대표의 '당비 대납' 문제를 둘러싸고 또다시 극심한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비당권파 의원들이 손 대표 측에 당비 대납의 자금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하며 중앙선관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자 손 대표 측은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는 등 이틀째 '진실공방'이 이어졌다.

24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소속 오신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변혁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손 대표는 2018년 10월30일부터 올해 7월 8일까지 총 9회에 걸쳐서 2000만 원이 넘는 당비를 복수의 타인에게 대신 납부하게 했다"며 "2000만 원이 넘는 거액의 당비를 매월 주기적으로 대납한 게 사실이라면 정치자금법에 따른 책임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도 새롭게 제기했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가 별도의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월 250만원이라는 뭉칫돈이 어디서 생겼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면서 "중앙선관위가 손학규 대표의 당비 대납 의혹에 대해 한점 의혹도 없이 신속하고도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당비 납부 현안문건을 공개하며 "2019년 1~7월까지 최소 7차례에 걸쳐 손 대표의 당비 1750만원이 타인 계좌에서 입금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 측은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당시 개인 비서에게 통해 임모 전 사무부총장에게 전달하면 임 전 사무부총장이 자신의 계좌를 통해 바른미래당 공식계좌로 보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권파인 임재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비당권파 의원들이 손 대표의 당비 대납 의혹 뿐 아니라 자금 출처로 새롭게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최소한의 근거를 갖추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 원내대표, 이 전 최고위원, 권은희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의 당비 수백만원이 미납되고 있다며 "손 대표 당비 납부의 경우 임 전 사무부총장이 지도부 당비가 제대로 납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당 대표로서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느껴 본인이 먼저 납부하고 손 대표로부터 송금받는 형식을 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비당권파 측은 '물타기'라고 재반박에 나섰다.

이 전 최고위원과 권 최고위원은 입장문을 통해 "당권파에서 손학규 대표의 당비의혹에 대해서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자 관심을 돌리려고 말도 안되는 당비 미납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